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기준금리 동결에도 '이자지옥' 여전…3억 영끌족 빚부담 '막막'

한은, 기준금리 5연속 동결했지만, 인하 시기는 예측 어려워
주담대 최고금리 연 6%대…"고금리 장기간 지속돼 차주 부담"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2023-08-24 11:52 송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8.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8.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했으나,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빚 고통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여전히 연 6%대를 넘고, 평균금리도 4% 중후반대에 육박한다. 연 2~3%대 금리가 흔했던 1~2년 전 저금리 때와 비교하면 빚 부담이 2배 가까이 불어난 차주도 적지 않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유지했다. 2월과 4월, 5월, 7월에 이은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금리 동결 결정에는 불안정한 경기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보다 개선되긴 했지만,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 투자 등 대부분이 역성장했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기대만 못한 것으로 드러나고, 설상가상 중국의 부동산발(發) 경제 위기설이 돌면서 국내 경제의 '상저하고'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최근 새마을금고와 2금융 연체율 상승 등 금융시장 불안도 금리 동결의 이유가 됐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연이어 동결됐다고 해서, 당장 금리인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가계부채가 다시 급증하면서 한은 금통위원들은 경고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22일 국회에서 가계부채 대응 방안으로 정부의 미시 정책을 조정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사상 최대인 2.0%포인트(p)까지 벌어진 상황도 부담이다. 미국의 추가 인상으로 차이가 더 벌어질 경우 한은도 금리인상 고민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전 세계가 통화 긴축을 유지하거나 금리 인상의 고삐를 다시 죄는 가운데 한은만 홀로 완화적인 행보를 보이기는 어렵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현행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월, 4월, 5월, 7월에 이은 5연속 동결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현행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월, 4월, 5월, 7월에 이은 5연속 동결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은행들의 금리인하 노력에 올 초 연 8%를 넘었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현재 가까스로 6%대로 내려왔으나, 저금리 기조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기준금리는 지난 1년 반 동안 무려 3%p 오른 상황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신규코픽스 기준)는 이날 기준 연 4.05~6.94%로 집계됐다.

약 2년 전만 해도 시중은행 주담대는 연 2~3%대 금리도 흔했다. 불과 1~2년 새 이자부담이 많게는 2배 이상 늘어난 차주가 적지 않다.

1~2년 전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 3억원을 연 3.5% 금리(35년 만기, 원리금균등 조건)로 빌린 경우 대출 초기 월이자 부담은 87만원이었다. 원금을 합친 원리금은 124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현재 은행 최고 수준인 연 6.94%로 오르면 초기 월이자는 173만원으로 2배가량 늘어난다. 원리금까지 더하면 은행에 매월 190만원을 갚아야 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2280만원으로, 월급의 상당 부분을 고스란히 은행에 내야 하는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잇따라 동결되고 있지만, 긴축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를 바로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은 자금계획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