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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뇌파계 사용' 합법일까 불법일까…오늘 대법 결론

"뇌파계로 파킨슨병·치매 진단" 광고에 자격정지 3개월
1심 "허가 범위 벗어나"→2심 "위험도 낮아" 일부 승소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2023-08-18 06:07 송고
 
 

한의사가 뇌파계 진단기기를 사용한 것이 불법 의료행위인지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이 18일 나온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이날 오전 한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한의사 면허자격 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지난 2010년 한 경제신문에는 "A씨가 뇌파계를 사용해 파킨슨병을 진단한다"는 내용의 광고성 기사가 실렸다.

뇌파계는 대뇌 피질에서 발생하는 전압파(뇌파)를 검출해 증폭·기록하는 의료기기다. 뇌종양·간질 등 뇌와 관련된 질환을 진단하거나 뇌를 연구하는 데 사용된다.

서울 서초구보건소는 2011년 1월 "면허 외 의료행위를 하고 의료광고 심의 없이 기사 광고를 했다"며 A씨에게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2012년 보건복지부도 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내리자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복지부 손을 들어줬다. A씨가 뇌파계를 파킨슨병과 치매 진단에 사용한 것은 허가된 한방의료행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했다. '면허 외 의료행위'로 본 것이다.

1심 재판부는 "한의사인 원고가 뇌파계를 사용해 환자를 진단하는 행위를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적 지식을 기초로 하는 행위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뇌파계에 나타난 기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사람의 생명, 신체상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의사와 한의사가 뇌파기기와 관련한 교육을 동등하게 받는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항소심은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뇌파계 사용에 특별한 임상경력이 요구되지 않고 위험도 크지 않을뿐더러 서양의학에 관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사용한 뇌파계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로서 잠재적 위험성이 낮은 '위해도 2등급'에 속한다"며 "위해도 2등급에는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는 다기능전자혈압계도 속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한방신경정신과 진료를 하면서 짧은 기간 보조적으로 뇌파계를 이용한 것에 불과하다"며 "한의학에서도 뇌파를 연구하는 점까지 고려하면 뇌파계를 보조적으로 사용한 것을 '면허 외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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