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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달러가 세계 지배하나" 브라질 룰라 대통령 '포효'

호세프 전 대통령 신개발은행 총재 취임식서 연설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3-04-14 09:38 송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3일 (현지시간) 상하이에 있는 신개발은행(NDB) 본부를 방문해 총재인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3일 (현지시간) 상하이에 있는 신개발은행(NDB) 본부를 방문해 총재인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달러가 세계 무역을 지배하는 것을 끝내자고 촉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1월 세번째 임기 시작 후 첫 중국 국빈방문(12일~15일) 중인 룰라 대통령은 이날 상하이 신개발은행(NDB)에서 "매일 밤 나는 왜 모든 국가들이 무역을 달러에 기반해야 하는지 자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왜 우리는 자국 통화에 기반한 무역을 할 수 없는가. 금본위제가 사라진 후에 달러가 (국제 통용) 화폐라고 결정한 사람은 누구였나"며 열정적인 연설을 했다. 신개발은행은 '브릭스판 세계은행'으로, 미국 주도의 달러 금융 질서에 반기를 들며 2014년 창립됐다. 본부는 중국 상하이에 있는데, 룰라 대통령은 최근 제3대 신개발은행 총재로 자신의 후계자였던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임명되자 그 취임식 참석차 상하이를 방문했다.

그리고 이 자리를 이용해 브릭스 국가(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들이 자국 통화로 무역을 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브릭스를 제외하고, 신개발은행의 회원국은 이집트, 방글라데시, 우루과이, 아랍에미리트(UAE)다. 

룰라 대통령은 "우리의 통화가 약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가치가 없다고 누가 결정했나"고 물었다. 그러면서 "왜 브릭스 은행과 같은 은행은 브라질과 중국, 브라질과 다른 국가들 사이의 무역 관계에서 사용할 통화를 보유할 수 없는가. 우리는 그 생각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 모든이가 단 하나의 통화에 의존한다"며 달러 의존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는 브라질과 중국의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룰라 대통령의 연설에 큰 박수를 보냈다. 달러 의존도를 낮추자는 룰라의 요구는 국제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촉진하려는 중국의 노력과 일치한다. 

지난 2월에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룰라 대통령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및 개발도상국과도 좋은 관계를 맺으려는 다자주의적 외교정책으로 전환중이다. 좌파 대통령 룰라의 전임자인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미국과 헝가리, 이스라엘 등 포퓰리즘 지도자들이 이끄는 다른 나라와의 양자 관계를 우선시했다.

룰라 대통령은 14일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13일에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의 통신 장비 회사인 화웨이를 방문하기도 했다.

중국이 브라질의 농산물과 광물을 사들이고 브라질의 대규모 소비 시장과 인프라 부문에 투자하는 등 양국 무역은 지난 10년간 1504억 달러로 급증했다. 

경제 관계의 성장 결과로 양국이 무역에서 미 달러가 아닌 각각의 통화를 쓸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중국 관영 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영 공상은행의 브라질 지점에서는 이번 주에 위안화 결제가 처음으로 이뤄졌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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