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데뷔전 승리' 이승엽 감독 "진짜 힘들었지만 선수 때보다 더 기쁘다"

두산과 3년 계약, 롯데와 첫 경기서 12-10 역전승
"남은 143경기에선 실수 줄여야 팀이 강해질 것"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3-04-01 20:13 송고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1일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서 승리한 뒤 기념구를 들고 있다. © News1 이상철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1일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서 승리한 뒤 기념구를 들고 있다. © News1 이상철 기자

사령탑 데뷔전에서 극적인 역전극을 펼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의미 있는 승리였다"며 기뻐했다.

이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12-10으로 제압했다.
11회초까지 9-10으로 밀리며 패색이 짙었지만 11회말 무사 1, 3루에서 새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가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터트려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10월 두산과 3년 총액 18억원 계약을 맺은 이 감독은 사령탑 데뷔전에서 잊지 못할 첫 승을 기록했다.

이날 4시간43분 혈투를 펼친 이 감독은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할 정도로 모든 걸 쏟았다. 경기 후 만난 그는 "첫 경기부터 매우 길었고, 시소게임을 펼쳐 진짜 힘들었다. 목이 다 쉬었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5점 차로 뒤진 경기를 뒤집었으나 다시 역전을 당하다 재역전을 했다. 일반적인 승리와는 조금 다르다. 정말 의미 있는 승리를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첫 경기부터 한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두산은 1회말 3점을 뽑으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이후 8실점을 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7회말 김재환의 3점 홈런 등으로 8-8 동점을 만들었고 8회말 이유찬의 스퀴즈 번트로 9-8 역전에 성공했다.

이 감독은 "그 순간 두산의 힘을 느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이유찬의 스퀴즈 번트에 대해선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기 때문에 1점이 매우 중요했다. 이유찬이 타격을 잘 하지만 개막전이라 긴장했을 것이라 판단했다. 발이 빠른 조수행이 3루에 있는 만큼 번트가 득점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이유찬이 작전을 훌륭하게 수행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개막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4.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개막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4.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그러나 두산은 어렵게 따낸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9회초 등판한 홍건희가 1사 3루에서 안권수에게 동점 3루타를 맞았다. 이 감독도 경기가 쉽지 않다고 느꼈던 순간이었다.

이 감독은 "오늘 경기에선 반성할 부분이 많다.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자주 내주는 등 총 10개의 4사구를 내줬다. 11회초 이병헌이 실점한 것도 첫 타자(정훈)를 잘 잡은 뒤 다음 타자(안권수)에게 볼넷을 주면서 꼬였다. 남은 143경기에선 이런 실수를 줄여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두산은 저력을 발휘해 11회말 로하스의 3점 홈런으로 역전승을 일궜다.

이 감독은 "승리가 선수 시절 때보다 더 기쁘다. 선수 땐 내가 잘 해야 기분이 좋았는데 감독이 되니 어떤 선수가 잘 해도 기분이 좋다. 이젠 동료가 아니라 스승과 제자 관계라 그런지 더 애틋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은 중심 타선이 자기 몫을 다했다. 3번 로하스는 끝내기 홈런 포함 5타점을 올렸고, 4번 김재환은 동점 스리런포를 날리며 흐름을 바꿨다. 5번 양의지 역시 2안타로 멀티히트를 때렸다.

이 감독은 "로하스를 2번 타순에 넣을까 고민했다. 타격코치와 상의한 끝에 상대 좌완 투수가 이태연 1명밖에 없어 로하스와 김재환을 붙이는 게 낳겠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적중했다. 양의지도 멀티히트를 치는 등 3~5번 타자들이 좋은 타격을 해줬다"고 호평했다.

한편 이 감독은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4실점으로 부진한 에이스 알칸타라를 독려했다.

이 감독은 "3년 전 20승을 거뒀던 투수이고 우리 1선발인 만큼 믿음이 컸다. 솔직히 4이닝 만에 강판할 줄 몰랐다"며 "그래도 크게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KBO리그에서 등판한 경기라 조금 힘이 들어갔던 것 같다. 다음 경기에선 좋은 투구를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rok1954@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