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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맹모들도 '주춤'…대치·목동 학군지도 못 피한 전셋값 하락

수능 끝 '물갈이' 시즌 겹쳤는데도 수요 '잠잠'…매물은 10% 안팎 증가
"금리 부담 등 여파"…발길 끊기며 신고가 대비 수억원 내린 사례도 속속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2022-12-12 06:00 송고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자료사진) 2021.7.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자료사진) 2021.7.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 대표 학군지들도 전세 시장 빙하기를 피하지 못한 모양새다. 통상 12월은 수능이 끝난 기존 세입자들이 떠나고 새 세입자가 들어오는 '물갈이' 시즌에 새 학기를 앞둬 이사 수요가 몰리는 달로 꼽히는데, 강남·목동의 전세 시장은 여전히 잠잠했다.

12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대치동 학원가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전세 매물은 7261건에서 8255건으로 13.6% 늘었다. 대치동과 함께 입시 학원으로 유명한 목동이 있는 양천구도 같은 기간 전세 물건이 2050건에서 2248건으로 9.6% 증가했다.
두 지역은 서울의 대표 명문 학군지로 자녀 교육을 위한 임차 수요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12월은 수능이 끝나고 겨울방학이 시작돼 통상 학군지 수요가 본격적으로 이동하는 '대목'이지만, 올해는 매물이 쌓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강남구 전세 매물은 지난해 12월11일 5552건으로 1년 만에 1.5배 늘었다. 양천구는 870건에서 2배 가까이 많아졌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으로 신규 수요가 줄어든 데 더해 올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수요가 이탈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연 2~3% 수준이었던 전세 대출 금리는 올해 들어 연 7%까지 치솟으며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강남구 소재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학군지는 수능이 끝나고 11~12월이 임대차 거래가 가장 많은데, 올해는 생각보다 문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자 부담 때문인지 전세 인기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매물이 쌓이며 이사철 특수에도 전셋값은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전셋값은 12월 첫째주(5일 기준) 0.98% 떨어져 지난주(-0.79%)보다 하락 폭을 키웠다. 같은 기간 양천구도 -0.76%에서 -0.89%로 내림세가 가팔라졌다.

실제 시장에서도 전셋값 하락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셋값은 약 1년 만에 고점 대비 반토막난 호가로 시장에 나왔다. 이 단지는 자녀 교육을 위해 '대전살이'(대치동 전세살이)를 택한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단지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은마 전용면적 76㎡(11층)는 10억원에 신고가로 전세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현재 같은 면적 호가는 4억8000만원에서 8억8000만원 사이다. 한 집주인은 지난 3일 매물 가격을 5억8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단숨에 내리기도 했다.

목동 학원가 이용이 편리해 맹모들에게 인기 있는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3단지 전용 95㎡도 시세가 수억원 떨어졌다. 해당 면적 전세 매물은 8억원에서 9억3000만원 수준에 분포돼 있다. 지난해 12월 12억5000(9층)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약 3억~ 4억5000만원 차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양천구 목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새 학기 전까지 지켜봐야겠지만, 금리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매물이 쌓이고 전셋값이 떨어지는 중이라고 하니 조금 기다려보겠다는 수요자들이 꽤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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