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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울릉도 '뱃멀미'없이 1시간이면 간다…26년 하늘길 활짝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1시간 소요…2050년 관광수요 111만명 예상
난개발·집값상승 등 우려…정부, 지역개발 '마스터플랜' 수립 예정

(울릉=뉴스1) 금준혁 기자 | 2022-06-12 11:00 송고
울릉공항 조감도.(경북도 제공)© 뉴스1
울릉공항 조감도.(경북도 제공)© 뉴스1

"4년 전에 풍랑이 안 좋아서 배가 집 앞까지 왔다가 정박을 못 하고 포항으로 돌아갔습니다. 놀러온 손님이 8박 9일을 잡혀있던 적도 있습니다. 공항이 생긴다면 이런 건 없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울릉도에서 20년을 거주한 곽인길씨가 전한 도서 지역 주민의 고충이다. 곽씨는 2박 3일을 걸려 가는 병원, 매번 참여를 고사하는 경조사 등의 이야기를 담담히 전했다. 울릉공항이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어업권 보상 등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섬 주민의 애환의 녹아있던 셈이다.
◇울릉공항 2026년 상반기 개항예정…결항률 8.7%로 대폭 감소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울릉공항이 2025년 12월에 준공해 2026년 상반기 시범운행을 거쳐 개항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일대에 건설되는 울릉공항은 지역주민과 방문객의 교통 편의를 개선하고 해양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추진됐다. 현재 공정률은 20.4% 수준이며 올해 32%를 달성한다.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취항이 가능한 1200m 활주로와 여객터미널이 들어설 예정이다. 공항이 들어설 시 서울에서 편도로 7시간이 걸리던 이동시간이 1시간으로 단축된다.

특히 선박을 기준으로 22.1%에 달했던 결항률이 해상 기상영향에서 벗어나며 8.7%로 감소한다는 것이 국토부 측 설명이다.

기존 관광객들이 접근성으로 인해 울릉도 관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지난 9일 뉴스1이 찾은 울릉도 배편에서는 비교적 평온한 해상 상황에도 좌석 3개에1명 꼴로 뱃멀미를 하는 승객을 볼 수 있었다. 4칸짜리 화장실 앞에는 자리를 잡고 누워있는 승객도 여럿 있었다.

사업을 발주한 국토부 부산지방항공청에 의하면 울릉공항의 2050년 예상 수요는 111만명이다. 이에 맞춰 울릉공항은 여객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구상됐다.

주종완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울릉도의 다양한 자연들과 삶의 흔적을 그려낸 울릉 공항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항, 가보고 싶은 공항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릉공항 건설 관계자가 9일 바다에 거치돼 있는 케이슨을 가리키고 있다. © 뉴스1 금준혁 기자
울릉공항 건설 관계자가 9일 바다에 거치돼 있는 케이슨을 가리키고 있다. © 뉴스1 금준혁 기자

◇'아파트 12층' 규모 케이슨 거치해 해상 매립…"태풍 '마이삭'도 견딘다"

울릉공항은 국토부, 한국공항공사가 15개의 공항을 건설,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의 집약체다. 기존에 공항에서 부족했던 점을 파악하고 개선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이번 공항은 국내 최대규모의 해상매립공사를 통해 건설되며 공항 최초로 '케이슨' 공법이 적용됐다. 케이슨은 바다에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육상에서 제작해 특정 위치에 투하하는 속이 빈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시공사인 DL이앤씨의 현장 관계자는 포항에서 제작한 아파트 12층 높이, 1만6000톤 규모의 케이슨을 약 210㎞ 떨어져 있는 울릉도로 운반해 정확한 위치에 거치한다고 부연했다.

현재 1개 함이 울릉공항 부지에 설치가 완료됐으며 총 30함을 오차없이 설치해야 한다. 케이슨으로 세워진 한쪽 면과 방파제로 구성된 다른 면으로 외곽을 막고 안쪽 해상부지를 매립하는 것이 공사의 핵심이다. 토사는 울릉도의 가두봉을 절취해 자체적으로 확보한다.

울릉공항은 2020년 울릉도에 6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태풍 '마이삭'에도 견딜 수 있도록 케이슨 위에 20m의 콘크리트를 추가로 얹어 활주로 지반 높이를 해수면보다 23m 높게해 안전성도 확보했다.

9일 울릉도 도동항이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 뉴스1 금준혁 기자
9일 울릉도 도동항이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 뉴스1 금준혁 기자

◇지역주민 난개발 우려…정부 "마스터플랜 구축해 대비"

다만 개항 이후 1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관광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울릉도의 내부 인프라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난개발에 대한 지역주민의 우려도 있다.

실제 300명이 탑승하는 선박이 울릉도 도동항에 여객이 일제히 내리자 일대가 혼란을 겪는 모습도 보였다. 소규모 항구에 관광버스, 관광객, 지역주민 등이 얽히며 교통사고가 나기도 했다.

지역주민 곽씨는 "주민들이 교통편이 되니까 좋아하면서도 정주환경은 상당히 안 좋아질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공항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지의 시세가 오르고 있다는 지역주민 불만도 있다. 경상북도가 지난 1월 발표한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을 살펴보면 울릉도가 13.5%로 경북 내에서 2번째를 차지했다.

이에 국토부는 정부·지자체·공사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축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연계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스터플랜에는 관광객 증가를 대비한 교통·숙박·편의시설 등 기반 시설을 확보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주 공항정책관은 "한 번에 많은 인원이 오는 배와 달리 항공은 수요가 분산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계획이) 짜임새가 있게끔 (주무부처에) 강력하게 요청하겠다"고 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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