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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은 "'다음 소희' 꼭 세상에 나와야 하는 이야기" [칸 현장]

[N인터뷰]②

(칸=뉴스1) 장아름 기자 | 2022-05-26 08:30 송고
배우 김시은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영화진흥위원회(KOFIC) 부스에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된 영화 ’다음 소희’ 인터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2.05.25/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배우 김시은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영화진흥위원회(KOFIC) 부스에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된 영화 ’다음 소희’ 인터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2.05.25/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의 폐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가 처음 공개됐다. '다음 소희'는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된 여고생 소희(김시은 분)가 겪게 되는 사건과 이에 의문을 품는 여형사 유진(배두나 분)의 이야기로, 첫 장편 데뷔작인 '도희야'로 제67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던 정주리 감독의 신작이다.

2회 연속 칸 영화제에 입성한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의 타이틀롤을 맡은 이는 신인배우 김시은이다. 김시은이 맡은 소희는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된 특성화고 학생으로, 콜센터에서 의문의 사건에 휘말리는 인물이다. 드라마 '런 온'과 '십시일반'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으로 얼굴을 알린 김시은은 첫 주연작인 '다음 소희'로 칸 영화제를 찾았다.
김시은은 25일(현지시간) 칸 영화제의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첫 시사회를 칸에서 하게 돼서 너무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털어놨다. '다음 소희'는 이날 첫 시사회를 진행했고, 상영 이후 관객들로부터 진심이 담긴 뜨거운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인생에서 경험하지 못한 순간"이라며 "이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고 두고두고 기억해야겠다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다음 소희'는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소희는 학교를 통해 콜센터에 현장 실습을 나가게 되지만, 특성화고에서의 전공과는 거리가 먼 콜센터 상담 업무와 해지방어 업무를 맡게 되고 실적 압박을 받는 등 강도 높은 노동에 몰린다. 1부가 소희의 이야기였다면, 2부는 소희가 겪은 사건에 의문을 품는 유진의 시선에서 사건이 이어진다.

김시은은 '다음 소희'에 대해 "처음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이 이야기는 정말 세상에 꼭 나와야 하는 이야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소희'의 이야기에 공감했고, "누구나 한 번쯤은 이 이야기를 간직해줬으면 한다"는 마음으로 소희 그 자체가 되어 열연했다. 신인답지 않은 자연스럽고 섬세한 연기로 김시은은 다음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칸에서 김시은을 만나 '다음 소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우 김시은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영화진흥위원회(KOFIC) 부스에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된 영화 ’다음 소희’ 인터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2.05.25/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배우 김시은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영화진흥위원회(KOFIC) 부스에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된 영화 ’다음 소희’ 인터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2.05.25/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N인터뷰】①에 이어>

-출연 과정은 어땠는지.

▶처음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이 이야기는 정말 세상에 꼭 나와야 하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누구나 한 명 쯤은 이 이야기를 간직해줬으면 했다. 계속 아파하기 힘들겠지만 '이런 이야기가 있었지'라고 전달이 될 수 있는 영화라 생각했다. 또 소희라는 인물이 중요한 인물이 되겠구나 했다. 사실 욕심이 안 났다면 거짓말이다. 출연 제안을 받을 당시에도 신인이었는데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말도 안 된다 생각했다. 작품에 대한 욕심이 났지만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웃음) 감독님과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작품을 좋게 읽었다고 말씀을 드렸고, 영화에 대한 제 생각을 표현했다. 그러다 다음에 감독님을 만났을 때 '소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것 또한 말도 안 되는 경험이라 생각했다. 다신 없을 수 있지 않을까 할 정도로 신기했다. 이건 그 후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너가 소희 같다'고 해주셨을 때 기분이 말 도 안 되게 좋았다.(웃음) 앞으로 촬영을 해야 하니까 책임감도 생기고 부담감이 있었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 덤덤하게 하려고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현장에서 어려운 일이 있고 고민되는 일이 있을 때 감독님과 쉽게 얘길 편하게 나눌 수 있었다.

-감독이 어떤 이유 때문에 '너가 소희 같다'고 했나.

▶감독님과 어떤 얘길 구체적으로 나눴는지 기억은 안 난다. 오디션 때 가장 잘 연기하는 배우가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인데 스스로 생각했을 때 외적으로 훌륭한 것도 아니고 연기를 잘한 것도 아닌 것 같았는데 어떻게 저와 함께 하자고 하셨는지 깜짝 놀랐다. 정말 누가 되지 않게 더 열심히, 소희 그 자체가 돼야겠다 더 생각을 많이 했다.

-소희의 어떤 부분에 크게 공감했나.

▶저는 직장 생활을 해보진 않았지만 이건 경험을 안 해봐도 모르진 않는 문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직장생활이 아니더라도 심리적인 힘듦,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희로서는 직장 생활을 생각하며 연기했지만 추가적인 부분은 직장 생활이 아니더라도 인간으로서 느꼈던 어려움을 끌어와서 표현하려 했다.

-소희에겐 뭐가 가장 힘들었을까.

▶소희가 극 초반에는 불의를 참지 못하고 할말 다하는 친구였지만, 잘 생각해보면 고등학생이다. 소희가 이런 일을 감당하기엔 어려웠다. 그리고 소희도 그의 친구들도 풍족하게 살진 않는다. 어렵지만 일을 해야 한다. 그 부분이 감당하기가 힘들지 않았을까 한다. 콜센터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이 있는데 그걸 하나둘 겪다 보니 점점 고립이 돼가는 과정도 힘들었을 것 같다.

-소희는 외적 변화도 큰 캐릭터였다.

▶소희는 고등학생이고 앞 부분에는 자기 주장도 잘 얘기하고 불의 보면 참지 못하는, 그런 성격의 친구다. 콜센터에 실습을 나가면서 일어나는 변화들로 인해 소희의 심리적인 상태가 많이 바뀌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 외적인 요소를 고민했다. 그게 화장기가 있는 얼굴이었다. 처음에 화장을 한 얼굴이었다가 점점 민낯으로 변화가 된다. 그게 관객들이 보셨을 때 확실히 전달되는 표현이었던 것 같다. 심리적 표현하려고 노력했을 때는 소희가 되려고 많이 노력을 했다. 저는 직장 생활을 해본 적도 없고 콜센터 직원 분들과 잠깐 전화한 정도가 다였는데 그분들께 연기를 도와달라고는 못했다. 그래서 참고할 만한 영상을 찾아봤는데 그런 영상이 적지 않게 있더라. 또 기자님들이 써주신 기사들이 꽤 있더라. 그런 걸 참고하면서 소희가 되어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또 감독님께서 '너가 연기를 할 때는 소희인 게 맞지만 바깥에서의 삶은 시은이로 지내도 된다' 하셨는데, 많이 힘들었을 때 그게 큰 도움이 됐다.

-오프닝부터 소희가 춤을 추는 모습이 나온다. 소희가 가장 좋아하는 것도 춤이다. 소희에게 춤은 어떤 의미라고 생각했나.

▶간단하게, 춤이라는 것 자체가 소희가 제일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콜센터에서 일을 시작하고부터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걸 못하게 됐다. 거기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고 갈망도 있었던 것 같다.

-춤 연기는 어땠나.

▶제가 실제로 춤을 엄청나게 잘 추지 않아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일주일에 한 두번씩 가서 춤 연습을 하고 그랬다. 춤은 안무가 선생님이 직접 짜주셨다. 힙합 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이돌 춤은 아니고 힙합 춤이었다.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는 장면들을 연기할 땐 어땠나. 

▶소희란 인물을 연기할 때 그가 처해진 그 상황들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려고 했다. 현장서도 눈 앞에 모니터가 두 개가 있고 헤드셋을 끼고 실제 고객님과 통화를 하는 것처럼 했다. 소희의 마음이 왜 점점 힘들고 아팠는지 시나리오 읽었을 때부터 납득이 되긴 했지만, 현장에서 더 납득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소희의 눈 앞에 처해진 환경도 그렇고 친구, 교우관계까지 눈 앞에 진짜로 다가왔고, 그 덕에 이걸 조금이나마 더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이 첫 주연작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담감이 있었나. 

▶부담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지만 세상에 나와야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만 했다. '잘 못하겠다' '떨린다' 이런 마음을 갖기보다 덤덤한 마음을 가지려 했다. 부담감이 있을 때도 떨쳐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영화 속의 소희를 제대로 보여주면 되겠다 했다. 모르는 장면이 있을 때 감독님한테 많이 여쭤봤고, 모르는 부분을 잡아서 해결해주셨다. 그래서 조금 더 쉽게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었다.

<【N인터뷰】③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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