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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사기' 낙인에 5년전 싹 잘린 ICO…이재명 "국부유출" 사과

"국내선 금지된 ICO, 글로벌 시장 성장 속 기형적인 구조 만들어져"
이재명 "ICO 허용 검토…암호화폐 투자자 보호 위한 법제도 조속 정비"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이정후 기자 | 2022-01-20 06:00 송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업비트라운지에서 열린 가상자산 거래소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1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암호화폐공개(ICO)를 국내에서 못하게 하는 건 대한민국이 외국 청년들에게 투자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거래소에서 외국청년들이 만든 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것인데 안타까운 일이죠." (허백영 빗썸 대표)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만난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대표들은 ICO 관련 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돈버는게임(P2E),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이 블록체인 업계에서 대세로 떠오른 상황에서 때아닌 ICO가 언급된 이유는 뭘까.

◇그래서 ICO가 뭔데?

ICO는 암호화폐를 활용해 기업(사업 주체)이 필요한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방식이다. 기업은 이더리움 등 유력 암호화폐로 투자금을 모으고 그 대가로 투자자에게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를 지급한다.

ICO는 기업공개(IPO)와 달리 주간사가 존재하지 않고 명확한 상장 기준이나 규정이 없어 자유로운 자금 모집이 가능하다. 지난 2017년 '비트코인 투자 광풍'과 함께 암호화폐 시장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ICO도 덩달아 인기를 끌었다.

당시 국내·외 블록체인 기업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장밋빛 미래에 투자하는 투자자도 늘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암호화폐 거래시장도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러나 블록체인의 탈을 쓴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면서 다단계 코인 등 사기 위험이 증가했다. 여기에 투기 수요 증가로 시장이 과열되면서 결국 정부는 2017년 9월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ICO를 금지한다. 당시 금융당국은 "기술력이 있다면 IPO나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자금모집이 가능하다"며 ICO를 차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당시 블록체인 개발 업계는 '산업 발전의 싹이 잘렸다'며 울분을 토했다. ICO 자체를 준범죄 행위처럼 치부한 정부의 결정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결국 자금 조달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된 국내 블록체인 기업은 싱가포르, 몰타 등으로 사업 거점을 옮기기에 이른다. 실제 규모를 막론하고 암호화폐를 발행한 국내 블록체인 기업은 사업 거점을 해외에 두고 있다. 카카오, 위메이드 등도 예외는 아니다.

이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가 ICO를 원천 차단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후보는 행사를 열며 "정부에서 ICO를 원천적으로 중지시키고 없는 것처럼 부정해 암호화폐 시장의 발전이 지체된 점에 대해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일원으로서 사과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분리한 정부…산업 비정상적으로 키워

국내 4대 거래소 대표들은 정부가 그간 암호화폐를 부정하고, 블록체인 기술 육성만을 고집한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내 암호화폐 산업이 '거래소'에 치중돼 성장한 것은 결국 'ICO 금지'가 주범이 됐다는 의견이다.

이석우 업비트(운영사 두나무) 대표는 "(국내 시장은 암호화폐) 발행은 없고 유통만 되는 시장"이라고 평가하며 "ICO의 경우 확인이 되지 않는 방법으로 (해외 개발사가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국내 소비자(투자자)가 사는 기형적인 구조"라고 평가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한 정부의 기조가 청년 창업을 저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ICO가 막히면서 국내 자본만이 해외로 유출된 것이 아닌 인재의 유출도 막심하다는 의견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업비트라운지에서 열린 가상자산 거래소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가상자산 관련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2.1.1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허백영 빗썸 대표는 "ICO를 국내에서 못하게 하는 건 대한민국이 외국 청년들에게 투자하는 것"이라며 "투자의 기회는 국민에게 줬지만 청년의 창업 기회를 뺏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청년이 미래산업을 위해 스스로 창업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ICO"라며 "이 부분을 막아버리니까 결국에는 국민들은 현재 거래소에서 열심히 외국 청년이 만든 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이건 안타까운 일이다"고 부연했다.

오세진 코빗 대표는 "2017년~ 2018년에 전 세계적으로 유망한 토큰 중에는 한국 청년들이 만든 토큰들이 많았다. 한국 청년이 (암호화폐 개발 시장에) 기여한 게 컸다"면서도 "2021년 유망한 토큰 중엔 국내 개발자를 찾기 어렵다. 한국에 정체성을 두고 있는 유망한 토큰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거래소 대표들은 이날 이 후보를 향해 작심 발언을 이어가며, 국내 암호화폐·블록체인 생태계 보강을 위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ICO 관련 법제도 마련과 허용이 결국 국내 블록체인 개발 인력 양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다.

◇李·尹 "ICO 허용 검토하겠다"

암호화폐 거래 업계 의견을 청취한 이재명 후보는 "(국내에서 ICO를 막은 것은) 국부유출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도 자유롭게 ICO를 시행해서 눈을 돌리는 게 필요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 암호화폐를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ICO와 증권형 암호화폐(STO)를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이 후보는 공약으로 △암호화폐 법제화 추진 △ICO 허용 검토 △STO 허용 검토 △암호화폐 생태계 구축 지원을 제시했다. 공약에 따라 이 후보는 암호화폐 투자자와 사업자를 보호하는 제도를 조속히 정비하고 공시제도 등을 투명화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이 후보는 전문가와 논의 후 안전장치를 마련해 ICO와 STO 허용도 검토할 방침이다. STO는 실물자산에 대한 권리를 암호화폐로 발행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해당 암호화폐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주주처럼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 후보는 STO를 중소벤처기업의 새로운 투자유치 방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같은 날 ICO를 허용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윤 후보는 19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CO를 허용하되 현 상황에서 ICO 방식을 전면적으로 채택할 경우 다단계 사기 등 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안전장치가 마련된 거래소발행(IEO) 방식부터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IEO는 투자자가 거래소를 통해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거래소가 중개인이 된다. 거래소가 프로젝트(개발사)와 투자자 사이에서 검증자와 중개의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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