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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10대 뉴스]④"다 올랐다, OOO 빼고"…만원에 한끼 해결 어렵네

라면·김밥·냉면 등 주요 외식품목 '도미노 인상'…삼계탕 1.6%↓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원자재·물류비용 증가세 이어져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021-12-30 06:03 송고 | 2021-12-30 10:29 최종수정
편집자주 "10년간 일어날 변화가 1년으로 축약됐다."
최근에 만난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를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고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 합병한데 이어 요기요까지 인수했고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로 성장한 네이버는 2위와 격차를 더 벌리고 있습니다. 올해 유통가를 뜨겁게 달궜던 10대 뉴스를 정리해 봤습니다.
서울의 한 식당가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의 한 식당가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월급 빼고 다 올랐다"

2021년처럼 이 말이 피부에 와닿은 해는 드물다. 냉면과 비빔밥 1그릇 가격은 1만원에 가까워졌다. '국민간식' 치킨은 2만원을 넘어섰다. 1만원짜리 한 장으로는 도저히 한 끼를 해결하기 힘든 날이 머지 않았다.
연초부터 시작된 '가격 인상 러시'가 연말을 지나 내년까지 이어질 기세다. 외식 물가는 물론 라면과 같은 가공식품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고 있다. 관련 업계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다 물류비와 각종 인건비까지 올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한다. 

◇외식품목 8개 중 7개 "최대 8% 이상 올랐다"…패스트푸드도 '줄인상'

3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비교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김밥, 자장면, 칼국수, 냉면, 삼겹살, 비빔밥, 김치찌개백반 등 7개 외식 품목 가격은 지난달 서울을 기준으로 1월보다 최대 8% 이상 올랐다. 삼계탕 가격만이 유일하게 10개월 새 1.6% 내렸다.

구체적으로는 냉면이 9000원에서 9737원으로 8.1% 올라 인상폭이 가장 컸다. 이어 삼겹살(200g 환산 기준)이 1만6581원에서 1만7650원으로 6.4% 올라 뒤를 이었다.
이외에 △자장면 5346원→5615원(5.0%) △김치찌개백반 6769원→7077원(4.6%) △비빔밥 8769원→9154원(4.4%) △칼국수 7308원→7615원(4.2%) △김밥 2654원→2731원(3.1%) 등 순으로 가격 인상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패스트푸드 가격도 오르기는 매한가지다. 롯데리아는 지난 2월 버거류 등 25종 제품 가격을 평균 1.5% 인상한 데 이어, 지난 1일자로 또다시 버거류 16종, 세트류 17종, 치킨류 12종, 디저트류 8종, 드링크류 10종 제품의 판매가격을 평균 4.1% 인상했다.

써브웨이도 지난 5월 샌드위치와 샐러드 메뉴 34종의 가격을 평균 1.67% 인상하고, 내년 1월3일부터는 15㎝ 샌드위치 18종, 30㎝ 샌드위치 18종, 샐러드 18종, 추가선택 4종 제품 가격을 추가로 인상한다. 제품군별 평균 인상률은 △15㎝ 샌드위치 5.1%(평균 인상액 283원) △30㎝ 샌드위치 8.3%(817원) △샐러드 3.9%(283원) △추가선택 4종 5.3%(125원) 등이다.

노브랜드버거는 지난 28일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2.8%, 114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그릴드 불고기 세트'의 가격은 3900원에서 4200원으로 300원 오른다.

bhc치킨은 지난 20일부터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7.8% 올렸다. 대표 메뉴 뿌링클·골드킹 가격은 1000원 오른 2만원, '해바라기 후라이드'는 2000원 오른 1만7000원이다.

◇편의점 간식 가격도 '쑥쑥'…"새해 벽두부터 값 오른다"

가공식품 가격 역시 연이어 오르고 있다. 특히 연말 들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간식 가격의 인상 예고가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간식류의 가격이 새해 들어 일제히 오를 예정이다.

매일유업은 내년 1월1일부터 컵커피 '바리스타룰스'와 컵 커피 브랜드 '마이카페라떼' 출고가를 8.0~12.5% 인상한다. 이에 따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바리스타룰스 가격은 기존 2000원에서 2200원으로 오른다.

코카콜라음료도 같은 날부터 편의점에 유통되는 '코카콜라 오리지널' 3종과 '코카콜라 제로' 3종 등에 대해 가격을 인상한다. 코카콜라 250㎖는 1500원에서 1600원으로, 500㎖는 2100원에서 2200원으로 각각 100원씩 오른다. 코카콜라 1.5ℓ는 3600원에서 3800원으로 200원이 오른다.

서울 한 대형마트 음료 진열대 모습. 2021.9.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 한 대형마트 음료 진열대 모습. 2021.9.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수입 젤리 하리보와 스낵 프링글스 가격도 올린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 값 인상으로 인한 제조사 가격 조정에 따라 유통사 판매 가격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프링글스 110g은 3500원에서 3700원으로 200원 오른다. 프링글스 53g은 기존 1700에서 1800원으로 가격을 조정할 예정이다. 하리보는 '하리보골드바렌'·'하리보스타믹스젤리'를 포함한 주요 제품 편의점 가격이 1800원에서 2000원으로 200원씩 오른다. '하리보메가룰렛' 가격은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조정한다. 주요 편의점 평균 인상률은 11.1%다.

◇"원자재·물류·인건비 다 올랐다"…식품업계도 '한숨'

유통업계 입장에서도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이 달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을 수 있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반적인 비용 상승으로 인해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는 추이를 계속 지켜보다 (더 떨어질 기미가 없어 보일 때) 올리는 것"이라면서도 "올해만큼 (제품가를) 이렇게 많은 곳에서 올린 적이 있을까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가격 인상 요인은 도처에 산재해 있다. 일례로 지난 8월 원윳값이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오른 뒤 곧이어 10월 서울우유를 시작으로 매일·남양유업과 롯데푸드·빙그레 등이 흰 우유와 가공우유 등 가격을 올렸다.

또한 식품산업통계정보(FIS) 국제원자재정보에 따르면 설탕의 원료인 원당 선물 가격은 23일 기준 파운드당 19.24센트로 전년 동월 대비 약 31.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맥(SRW)과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각각 814.75센트, 605.75센트로 약 35%, 38.6%씩 올랐다.

면 제조 등에 쓰이는 대두유와 팜유 가격도 끝을 모르고 오르고 있다. 대두유 가격은 파운드당 55.44센트로 약 41.0%, 팜유 가격은 톤당 4649링깃으로 약 35.2% 올랐다.

포장·용기 등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 가격도 마찬가지다. 조달청이 발표하는 런던금속거래소 가격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알루미늄 평균 가격은 톤당 2641달러로 지난해 같은달 1932달러보다 36.7% 급등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 국내 수입 평균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91달러(톤당)에서 하반기 126달러로 상승했고 올 상반기 182달러까지 치솟았다.

2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1.12.2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2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1.12.2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최근 들어 상승 일로를 거듭하고 있는 물류 비용도 업계에서는 또다른 근심거리다. 물품을 컨테이너로 실어 나르는 대형 차량, 해외 이송을 위한 해운·항공 화물 비용은 물론 유가, 인건비, 창고 운용을 위한 부동산 임대료 등이 모두 오르면서 유통 비용에 고스란히 더해졌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반적으로 수급 문제가 생기면서 원자재, 물류비용, 인건비 등이 전체적으로 올랐다"며 "예컨대 농산물의 가장 기본적 원료인 비료 가격이 오르니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등 전체적으로 비용 상승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비용 상승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업계에서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를) 국산으로 대체 가능한 경우에는 차라리 낫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도 있다"며 "물류 비용은 내년까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여 어쩔 수 없이 더 비싸게 (원·부자재를)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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