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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 '반발'속 친박계는 '단합' 주문…朴 사면에 국힘 속내 복잡

친이계 "야권분열·갈라치기" 이준석 "차기정부는 국정농단 사태 차단"
보수 표심 예의주시…김종인 "영향 없어…윤석열 책임론 거론 못해"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김유승 기자 | 2021-12-24 13:05 송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2.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2.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24일 특별사면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하다.

보수당 출신 전직 대통령 사면에 일단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옛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갈라치기"라는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책임론'이 보수 표심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탄핵의 강'에 다시 빠질 순 없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이양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환영한다"며 "국민의힘은 국민 대통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한 국민의힘의 첫 공식 입장으로 35글자의 매우 짧은 분량이다.

내부에선 박 전 대통령 사면을 반기면서도 이 전 대통령이 제외된 데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친이계 출신인 권성동 사무총장은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만시지탄 감이 있지만 환영한다"면서도 "두 분(이명박·박근혜) 다 전직 대통령이고 고령에 병환 중인데, 한 분(박근혜)만 사면한 건 야권 분열을 노린 정치적 술수"라고 비판했다.

옛 친이계인 조해진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문재인 정권이 한 분은 사면하고 한 분은 안 해서 야권 진영을 갈라치기 하는 전술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러 차례 말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며 "헌법이 부여한 사면권을 선거전략용으로 쓰는 건 문제"라고 했다.

대표적 친박인 김재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청와대가 박 전 대통령 사면을 통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우리 야권에서 해결해야 할 몫일 뿐"이라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진태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보수분열이 아니라 보수통합의 밀알이 되도록 우리가 잘해야 한다"며 "이제 나라를 정상으로 돌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1.12.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2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1.12.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윤 후보가 수사한 박 전 대통령 사면이 탄핵 이슈 재부상과 함께 대구·경북(TK)과 강성 보수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저쪽(정부·여당)이 수를 참 잘 쓴다"며 "우리가 역전 흐름을 타는 상황에서 사면을 하면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나오면 윤 후보랑은 어떻게 되나', '박 전 대통령이 뭐라고 할까',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집어넣었었지'라는 혼란에 빠진다"고 말했다.

당장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통화에서 "윤 후보의 '빈곤층은 자유를 모른다'거나 '민주당에 들어갈 수 없어서 국민의힘에 들어왔다'는 망발은 우파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며 "국민의힘엔 친박은 없고 '도박'(도망간 친박)밖에 없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 국면을 활용, 친박계 지지층 결집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재차 고개를 숙이며 박 전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번 당 대표로서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입법부로서 충분히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며 "윤 후보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차기 정부에선 절대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혁할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2.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대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뿐더러 오히려 보수 결집을 이뤄내는 촉매제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대선에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윤 후보의 수사 책임론에 대해선 "직책상 (수사를) 한 거지 일부러 한 건 아니다. 그 자체를 갖고 책임론을 거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당장은 강성 친박에서 윤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퍼포먼스가 있겠지만 결국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한 정권교체로 귀결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 윤 후보를 직접 지지하지 않더라도 측근을 통해 '대한민국 정상화'와 같은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건강이 안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 복권조치로 인한 복당 여론'을 묻는 말엔 "일단 건강을 먼저 회복하시는 게 우선"이라고만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12.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12.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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