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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감독들의 'made in Korea' 영화들 [N초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1-10-31 05:30 송고 | 2021-11-03 11:52 최종수정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포스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뉴스1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포스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뉴스1

선진국의 관심에 목말라 하던(?) 문화 변방의 시대는 끝났다. 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과 전세계 넷플릭스 1위를 한달 넘게 지키고 있는 '오징어 게임'까지, 한국 콘텐츠는 글로벌 '대세'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과 해외 합작 영화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과의 합작 영화들은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하게 다른 두 나라의 문화와 인력이 뒤섞인 콘텐츠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 개봉한 한국과 일본 합작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은 우리나라에도 이름이 알려진 일본 배우 이케마츠 소스케와 오다기리조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우리나라 배우 최희서와 김예은, 김민재 등도 출연했다. 연출은 '행복한 사전'으로 일본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한 8개 부문을 휩쓸고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 21관왕을 기록한 이시이 유야 감독이 맡았다.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스틸 컷 © 뉴스1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스틸 컷 © 뉴스1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은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한국으로 날아온 츠요시(이케마츠 소스케 분)가 기발한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꼬득이는 형 토오루(오다기리 죠 분)를 따라 강릉에 가던 중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삼남매 솔(최희서 분) 봄(김예은 분) 정우(김민재 분)와 동행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이 영화는 2017년 8월 대만에서 개최된 APN(Asia-Pacific Producers Network)에서 일본 프로듀서 나가이 타쿠로가 이시이 유야 감독을 한국 쪽 프로듀서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기획됐다. 이후 한국 제작진의 교체, 캐스팅 취소, 각본 수정 등 여러 어려움들이 있었으나, '산다'의 박정범 감독이 프로듀서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가 결실을 맛보게 됐다. 박정범 감독은 이시이 유야 감독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연 배우 최희서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 대해 "여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점의 한국 영화"라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찍은 데다 한국어 대사의 비중이 높지만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는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이 존재한다. 일본인 감독의 눈에 비친 낯선 도시 서울과 강릉의 바다, 사람들의 모습은 한국 관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만하다.

이시이 유야 감독은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이을 일본의 차세대 감독으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어느 가족'으로 2018년 제7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현재 일본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재밌는 사실은 그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역시 현재 직접 연출을 맡은 한국 영화의 개봉을 준비 중이라는 점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난생 처음으로 한국 제작진과 함께 만들게 된 영화의 제목은 '브로커'(가제)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브로커'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이 익명으로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 맺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배급했던 CJ ENM가 배급을 담당했으며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등 우리나라 톱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앞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2009년 우리나라 배우 배두나를 주연으로 캐스팅해 영화 '공기인형'을 선보였는데 이 영화를 통해 배두나와 재회한다. 그뿐 아니라 그는 '브로커' 직전에는 카트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 프랑스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연출하며 한 차례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바 있다.

그간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의 영화를 통해 날카로운 통찰력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렌즈가 한국 사회를 향했을 때는 무엇을, 어떻게 비추게 될지 관객들의 기대가 크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메이드 인 코리아' 영화인 '브로커'는 지난 6월 크랭크업했으며, 현재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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