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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전자, 韓중소기업이 매각한 특허에 美서 피소

뉴라텍, 지난 2월 美 NPE에 와이파이6 표준 특허 매각
340억원에 특허매입 美업체…9일 삼성에 특허소송 제기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21-08-10 12:00 송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전문관리업체(NPE)로부터 소송을 당한 가운데, 문제가 된 특허는 국내 중소기업이 발명해 보유하고 있다가 올해 매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이 중소기업은 국책연구기관으로 정부 출연연구기관 중 핵심으로 꼽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속 연구원들이 벤처기업으로 출범한 곳이다.
국내기업에서 특허를 매입한 이후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한 미국의 특허괴물 업체는 '갤럭시S21 울트라' 등 최신 스마트폰 450여종과 'QLED 8K TV' 등 주요 제품이 무더기로 특허를 침해했다며 배상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아틀라스글로벌테크놀로지'(Atlas Global Technologies·이하 아틀라스)는 현지시간으로 9일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Patent infringement) 소송을 제기했다.

아틀라스가 제출한 소장을 살펴보면 피고 명단에 삼성전자 한국 본사와 미주법인인 '삼성일렉트로닉스 아메리카(SEA)'가 기재돼 있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특허전문관리업체(NPE) '아틀라스글로벌테크놀로지'(Atlas Global Technologies·이하 아틀라스)의 홈페이지 회사 소개란 © 뉴스1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특허전문관리업체(NPE) '아틀라스글로벌테크놀로지'(Atlas Global Technologies·이하 아틀라스)의 홈페이지 회사 소개란 © 뉴스1

이들은 미국 특허청에 자신들 소유로 등록된 무선통신 기술 관련 특허 8건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이 특허들은 모두 와이파이(Wi-Fi)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아틀라스는 소장을 통해 삼성전자의 특허침해 품목 리스트도 첨부했는데 모바일 제품 중에는 올해 출시한 '갤럭시S21 울트라 5G' 등을 포함해 무려 458종이나 포함됐다. 

또 태블릿PC에선 '갤럭시탭S7 플러스'를 비롯한 30여종,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춘 TV 제품군에서는 2021년형 'Neo QLED 8K TV(모델명 QN900A)' 등 5종이 언급됐다.

소송을 제기한 아틀라스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특허전문관리업체 '아카시아 리서치(Acacia Research)' 소속의 자회사다. 이들이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특허 8건은 모두 올초 다른 기업으로부터 매입한 포트폴리오로 확인됐다.

문제의 특허를 매각한 곳은 국내 기업인 뉴라컴(Newracom)이다. 뉴라컴은 2014년에 설립된 뉴라텍의 100% 자회사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설계전문 팹리스(fabless) 기업인 뉴라텍은 정부 출연연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속 연구원이었던 이석규 대표가 연구원 30여명과 창업한 기업이다.

국내 중소기업 뉴라텍의 자회사 뉴라컴이 개발한 와이파이 모듈 제품의 모습(뉴라텍 제공) © 뉴스1
국내 중소기업 뉴라텍의 자회사 뉴라컴이 개발한 와이파이 모듈 제품의 모습(뉴라텍 제공) © 뉴스1

통신업계에 따르면 뉴라텍의 자회사로 아틀라스에 특허를 매각한 뉴라컴은 와이파이6 표준 특허 분야에서 퀄컴, 인텔, 화웨이, 브로드컴 등과 함께 글로벌 '톱 5' 수준에 손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비상장기업인 뉴라텍이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익화를 위해 표준특허를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뉴라텍도 최근 공시한 2021년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의미있는 매출액 및 이를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자회사 뉴라컴이 보유한 와이파이6 표준특허 수익화 사업에 집중했다"며 "2021년 2월 가장 우수한 지불 조건을 제시하고 역량이 뛰어난 파트너 기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뉴라텍이 언급한 해외의 파트너 기업이 바로 아틀라스의 모기업인 아카시아 리서치다.

뉴라텍은 올해 2월 아틀라스와 특허매각 계약을 체결한 뒤 일시금 형태로 로열티 약 340억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동시에 아틀라스가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에 대해서도 양사가 공동으로 로열티를 나눠가질 것으로 보인다.

소송을 제기한 아틀라스 측은 "삼성전자의 특허침해로 피해를 입었다"면서 재판부에 특허침해 여부를 밝혀달라고 했다. 동시에 앞으로 발생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TV 등 주요 제품 매출에서 특허 사용에 대한 로열티 지급도 촉구했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소장을 확인한 후 법적 절차에 따라 공식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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