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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피아]'딸바보' 도경완 유튜브에 왜 아동 보호정책 위반 딱지가?

도경완 딸 낮잠 영상이 아동 보호정책 위반으로 유튜브서 삭제 조치
유튜브 아동정책 강화 과정서 기계적 콘텐츠 삭제 이어져…이용자 설명 부족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2021-05-18 08:14 송고 | 2021-05-18 09:32 최종수정
편집자주 20세기 대중문화의 꽃은 TV다. TV의 등장은 '이성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인간의 지성을 마비시켰다. '바보상자'라는 오명이 붙었다. 하지만 TV가 주도한 대중매체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우리 사회 곳곳을 바꿔놓았다. 21세기의 새로운 아이콘은 유튜브(YouTube)다. 유튜브가 방송국이고 도서관이고 놀이터고 학교고 집이다. 수많은 '당신'(You)과 연결되는 '관'(Tube)이 거미줄처럼 촘촘한 세상이다. '취향저격'을 위해 인공지능(AI)까지 가세했다. 개인화로 요약되는 디지털 미디어의 총아인 유튜브. 유튜브가 만든 세상은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적인 '멋진 신세계'일까.
방송인 도경완의 유튜브 영상이 아동 보호 정책 위반으로 삭제됐다. 해당 영상에는 도경완의 딸 하영이가 낮잠을 자는 모습이 담겼다. (도장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 뉴스1

"콘텐츠 검토 결과, 안타깝지만 아동 보호에 대한 정책 위반으로 판명됐습니다. 그에 따라 유튜브에서 다음 콘텐츠를 삭제했습니다."

최근 도경완 KBS 전 아나운서의 유튜브 영상이 아동 보호 정책 위반으로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영상은 도경완의 딸 하영이가 낮잠을 자는 모습. 도경완은 지난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튜브 측으로부터 콘텐츠 삭제 안내 메일을 받았다며 "아이가 낮잠을 자는 게 안 되는 건지.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쉬운 대로 다른 연우와 하영이 영상들 꾸준히 올리겠습니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왜 어린아이의 낮잠 영상을 삭제했을까. 사람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기계적으로 영상을 필터링한 결과다. 문제는 이용자들은 그 이유도 모른다는 점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문제있다"고 메일을 보내면 그만이다. 
 
알고리즘이 판단한 근거가 되는 유튜브의 콘텐츠 삭제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엔 유튜브 아동 콘텐츠를 둘러싼 역사적 맥락이 있다.

◇아동 콘텐츠를 둘러싼 비판 속에 정책 강화한 유튜브

문제의 영상은 도경완이 프리랜서 선언 후 개설한 유튜브 첫 영상이다. 도경완의 유튜브 채널 '도장TV'에 올라온 '[도장TV 1회] 정식 인사드립니다 (feat.하영이의 낮잠)'가 유튜브 아동 보호 정책 위반으로 삭제됐다. 해당 영상에는 딸 하영이가 소파에서 코를 골며 낮잠을 자는 모습을 포함한 장윤정, 도경완 가족의 일상이 담겼다. 유튜브 측은 아이가 낮잠 자는 모습을 근접 촬영한 부분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측은 구체적인 위반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도경완이 공개한 유튜브 메일에는 "관능적인 댄스를 추거나 선정적인 모험, 도전 또는 기타 행동에 가담하는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허용되지 않는다"며 "여기에 나온 내용은 예에 불과하다. 이 정책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콘텐츠를 게시하지 마시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해당 영상에서 어떤 부분이 아동 보호 정책을 위반했는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방송인 도경완이 공개한 유튜브의 콘텐츠 삭제 배경 설명 메일. 유튜브 측은 구체적인 위반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도경완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유튜브 아동 보호 정책 강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으로 판단한다. 유튜브는 선정적 영상이 아동 콘텐츠로 분류돼 노출되고, 아동이 돈벌이로 이용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아동 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필터링 수위를 높여왔다. 이 과정에서 유튜브가 비판을 피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콘텐츠를 잘라낸다는 얘기다.

유튜브 아동 콘텐츠 정책 강화에 불을 붙인 건 2017년 벌어진 '엘사게이트'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를 소재로 제작된 선정적, 폭력적 영상들이 어린이 애니메이션으로 분류돼 영유아 이용자들에게 노출된 사례다. 이후 영미권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유튜브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고 머신러닝 등 AI 기술을 고도화해 애니메이션 등 친숙한 이미지에도 필터링이 적용되도록 했다. 부적절한 아동 콘텐츠에 대한 광고 중단 정책도 강화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아동 콘텐츠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졌다. 2019년에는 유튜브에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체조, 요가 영상 등에 소아성애자들이 특정 신체 부위가 강조되는 시간대 장면을 댓글을 통해 공유하고, 나아가 해당 영상을 매개로 아동 음란물을 공유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관련 영상을 지속해서 추천하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이용한 셈이다. 이를 두고 디즈니, 네슬레, AT&T, 에픽게임즈 등 기업들이 유튜브 광고 중단 움직임을 보이자 유튜브는 미성년자 등장 영상에 댓글을 차단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아동을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비판이 지속되자 아동 대상 콘텐츠에는 맞춤형 광고를 중단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문제는 알 수 없는 알고리즘과 가이드라인 적용 과정

하지만 유튜브가 아동 콘텐츠 정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정책 적용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가 웹툰 작가 주호민의 유튜브 영상에 댓글 사용이 중단된 사례다. 당시 유튜브 측은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유튜브의 미성년자 댓글 차단 정책이 발표된 시기와 겹쳐 주호민 작가가 아동으로 분류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유튜브 이용자들은 문어를 검색해도 주호민 피리 부는 영상이 나온다며 AI 필터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웹툰 작가 주호민는 갑작스럽게 유튜브 댓글이 막혔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주호민 작가가 아동 콘텐츠로 분류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주호민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유튜브는 아동 안전 정책에 저촉되는 콘텐츠로 △미성년자의 성적 대상화 △미성년자와 관련된 유해허가나 위험한 행위 △미성년자의 정신적 고통 유발 △오해를 일으키는 가족 콘텐츠 △미성년자가 연루된 사이버 폭력 및 괴롭힘 등 크게 다섯 가지를 들고 있다.

이번 도경완 유튜브 영상 삭제와 관련해 유튜브 관계자는 "개별 채널에는 원칙상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며 "부적절한 콘텐츠 모니터링과 관련해 인력과 기술을 함께 활용하여 부적절한 콘텐츠를 찾아내고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유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머신러닝이 감지하면 이를 평가할 수 있도록 검토자에게 전달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연구해 온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이 구체적이지 않고, 해석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이뤄져 기계적인 판단이 진행되고 있다. 사람이 본다고 하는데 기계적 처리가 많다"며 "개별적으로 영상을 삭제당한 사람이 밝히지 않는 이상 구체적으로 뭐가 삭제됐는지 알기 어렵고, 가이드라인의 어떤 부분을 위반했는지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불투명한 유튜브의 콘텐츠 삭제 조치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 혐오 표현 등 경계가 애매한 지점이 있는데 이러한 경계에 있는 '경계선 콘텐츠'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혐오 표현에 대해) 지적할수록 문제가 안 되는 것도 없애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며 "(특정 영상을) 왜 추천하냐, 왜 삭제하냐 단순히 이렇게 가면 답이 없고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 과정을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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