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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이베이 인수전, 롯데·신세계 이어 SKT까지 참전…누구 품에?(종합)

박정호 대표 "아마존과 협의 중,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한 사안"
변수는 몸값…인수 의지에 따라 새주인 갈릴 것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김정현 기자 | 2021-03-25 17:10 송고
박정호 SKT 대표이사가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올해 주총 의안은 제37기 재무제표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유영상 MNO사업대표 사내이사 선임 등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정관을 바꿔 '분기배당'도 도입하기로 했다. 2021.3.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박정호 SKT 대표이사가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올해 주총 의안은 제37기 재무제표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유영상 MNO사업대표 사내이사 선임 등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정관을 바꿔 '분기배당'도 도입하기로 했다. 2021.3.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롯데·신세계에 이어 11번가를 소유한 SK텔레콤까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를 선언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협업에 이어 또하나의 대형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몸값 5조원 이베이코리아가 누구 품에 안길 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3위 이커머스 기업이다. 인수자는 단숨에 국내 온라인 시장을 뒤흔드는 파괴력을 갖는다. 국내 최대 플랫폼 네이버와 미국 뉴욕 증시에 진출한 쿠팡과 함께 3강 체제를 형성하게 된다. 
◇ 박정호 SKT 대표 "전략을 유동적으로 구사하기 위한 것"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이베이 인수는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한 사안이라 아마존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16일 끝난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 박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예비입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SK텔레콤이 이베이 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한 이유는, (SK텔레콤 커머스)에도 영향이 있는 포트폴리오고 바인딩(묶이는)이 되지 않는 구조기 때문에, (인수전에) 참여해 전체를 바라보며 전략을 유동적으로 구사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직매입이 아닌 G마켓·옥션이란 오픈마켓 형태로 운영돼 15년 연속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거래액 기준 약 20조원으로 네이버·쿠팡에 이은 시장점유율 3위 업체다. 다른 이커머스 기업이 적자를 기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단숨에 이커머스 1등 네이버쇼핑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11번가의 지난해 결제액은 10조원 수준으로 이베이코리아(20조원)의 절반이다. 양쪽을 더하면 네이버쇼핑(30조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특히 SKT는 글로벌 업체 아마존과 협업을 택한 만큼 온라인 시장에서 성장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SKT도 롯데·신세계와 마찬가지로 이커머스를 키울 수 있는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판단하고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11번가는 2008년 토종 오픈마켓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최근 네이버와 쿠팡에 밀리고 있어서다. 새로운 반전 카드가 절실한 셈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롯데·신세계·SKT 3파전? 변수는 인수대금 

롯데와 신세계 역시 이번 주총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통합몰 롯데온과 SSG닷컴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카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날 강희석 이마트 대표 역시 주주들 앞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본입찰 참여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롯데그룹의 경우 과거 회사를 키운 인수합병(M&A) DNA가 살아나고 있어 실입찰에 무게가 실린다. 2015년 10월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를 3조원에 인수한 경험이 있다. 그동안 잠잠했던 M&A 본능이 중고나라(300억원)에 이어 바이오 진출이라는 신사업 개척으로 이어졌다. 

신세계 역시 지난달 약 1300억원을 투입해 야구단을 인수했다. 이달엔 네이버와 2500억원에 달하는 지분 맞교환이란 카드를 꺼냈다. 이베이코리아까지 흡수한다면 국내 유통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수는 막대한 인수금액이다. 업계에선 추정하는 금액은 5조원. 애초 오픈마켓 중심의 기업 가치가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 상장으로 분위기는 반전됐다. 80조원을 훌쩍 넘는 쿠팡 시총과 비교해 5조원은 저평가돼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업계에선 SKT의 자금 동원력도 롯데·신세계 못지않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매수 기업의 인수 적극성에 따라 이베이코리아 주인이 갈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홈플러스 최대주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국내 3대 대형마트로 존재감을 갖추고 있지만 온라인 성장에 힘을 추가로 실어야 하는 것은 경쟁사와 같은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밀리면 유통업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존재한다"며 "이베이가 매력적인 매물은 분명하지만 수조원이라는 인수대금은 누구에게나 부담"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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