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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글·MS와 지난해 미국 특허소송 피소 '톱 3'

지난해 1년간 소송 36건…'특허무효' 청구 삼성 1위
반도체·TV·스마트폰 글로벌 리더…'특허괴물' 먹잇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21-01-05 06:25 송고 | 2021-01-05 07:51 최종수정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삼성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특허소송(patent litigation)'에 휘말린 기업 '톱(TOP) 3'에 이름을 올렸다.

메모리 반도체, TV,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군에서 삼성이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업체 혹은 로열티를 노리는 이른바 '특허괴물'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정보 제공업체 '유니파이드 페이턴츠(Unified Patents)'가 지난해 1년간 미국 전체 지방법원과 특허심판원(PTAB)에 제기된 특허소송(patent litigation)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삼성이 연루된 사건은 총 3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 평균 3건에 해당되는 수준으로 삼성이 미국에서 한달에 세번씩은 특허소송에 연루된다는 의미다.

유니파이드 페이턴츠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보다 특허소송 피소 건수가 많은 기업은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IT업체인 구글(42건), MS(39건) 두곳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경기도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1.1.4/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경기도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1.1.4/뉴스1

삼성은 미국 외 기업 중에선 가장 많은 36건으로 3위를 기록했고 중국의 화웨이(31건), 델 테크놀로지(27건), ZTE(24건), 애플(19건), LG전자(19건), F5 네트웍스(14건), 세일즈포스(13건) 등이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이 연루된 36건의 특허소송은 현재 진행중인 것들만 집계된 것이며 원고 측에서 소를 취하하거나 양자 합의로 종결된 사건을 더하면 60여건에 육박한다.

지난해 삼성이 미국에서 연루된 특허침해 소송은 대부분이 반도체, 스마트폰, 무선 통신, 디스플레이 등 핵심 제품 기술과 연관된 것이다.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기업들 중에서는 일본의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JOLED, 미국의 비디오 코덱업체 디빅스(Divx) 같은 유명한 곳 외에도 특허를 전문적으로 매입한 뒤 소송을 벌이는 '특허괴물(NPE)'도 다수 있다.

특히 네오드론, 솔라스OLED 등 2019년에도 삼성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던 특허괴물 업체들은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삼성을 상대로 법적 분쟁을 일으키며 거액의 배상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특허괴물 업체들의 과도한 소송전을 참지 못한 삼성은 지난해 맞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허정보 분석업체 '유니파이드 페이턴츠'가 분석한 2020년 미국내 특허소송 기업별 피소 건수(자료=유니파이드 페이턴츠) © 뉴스1
특허정보 분석업체 '유니파이드 페이턴츠'가 분석한 2020년 미국내 특허소송 기업별 피소 건수(자료=유니파이드 페이턴츠) © 뉴스1

미국의 반도체 분야 특허괴물인 '롱혼IP'가 삼성전자와 계약을 통해 추가적인 특허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해놓고 자회사를 설립해 또 다른 특허침해 분쟁을 일으킨 것이다.

이에 반발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롱혼IP와 그 자회사 '트렌천트 블레이드 테크놀로지'(TBT)를 상대로 특허비침해 소송을 낸 것이다.

삼성이 지난해 특허소송에 시달렸다는 점은 또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특허청 산하 특허심판원(PTAB)에 가장 많은 '특허무효 청구'를 낸 기업은 삼성으로 총 121건에 달한다.

이는 삼성이 특허괴물 업체들로부터 무더기 소송에 휘말리는 가운데, 분쟁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논란이 된 특허에 대한 '무효소송'을 청구하는 일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에 이어 특허심판원에 무효 청구를 많이 낸 기업으로는 애플(95건), 구글(58건)이 뒤를 이었다.

특허정보 분석업체 '유니파이드 페이턴츠'가 분석한 2020년 미국 특허심판원(PTAB) 특허무효 청구 소송 기업별 건수(자료=유니파이드 페이턴츠) © 뉴스1
특허정보 분석업체 '유니파이드 페이턴츠'가 분석한 2020년 미국 특허심판원(PTAB) 특허무효 청구 소송 기업별 건수(자료=유니파이드 페이턴츠) © 뉴스1

특허괴물 업체로부터의 무차별적인 소송을 견뎌내기 위해 삼성이 선택한 방법은 연구개발(R&D)을 통한 특허 포트폴리오 확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 기술 특허는 19만4600여건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미국 특허가 7만7000여건으로 전체의 39.6%에 달한다. 지난해 9월에는 삼성전자가 최초로 신입 변리사 공개채용을 실시하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 재계에선 국내외의 크고 작은 특허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TV, 반도체 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명성을 떨칠수록 크고 작은 특허분쟁에 더욱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니파이드 페이턴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지방법원과 특허심판원에 제기된 전체 특허소송 건수는 5259건으로 전년 대비 1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통신 등과 관련된 '하이테크(High Tech)' 관련 소송이 3361건으로 전체의 63.9%를 차지했다.

소장이 접수된 기관별 사건 분포를 살펴보면 특허심판원이 115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텍사스 서부지방법원(813건) △델라웨어 지방법원(725건) △텍사스 동부지방법원(380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 EUV(극자외선)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1.1.4/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 EUV(극자외선)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1.1.4/뉴스1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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