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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소수자집단 비하' 진정 인정 첫 권고…이해찬 발언 관련

개인 아닌 사회적 소수자 집단 조사대상으로 처음 인정
13일 민주당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 권고 결정문 송달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2020-11-22 14:49 송고 | 2020-11-23 10:07 최종수정
© News1 서혜림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에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을 권고한 결정문이 최근 민주당과 진정인 측에 송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권위는 이번 사건에서 처음으로 사회적 소수자 집단에 대한 혐오·비하 표현을 진정 조사 대상으로 삼고, 권고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13일 이해찬 전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한 권고 결정문을 민주당과 진정인 측에 보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8월24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민주당에 당직자가 장애인에 대한 비하발언을 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이 대표를 포함한 전체 당직자에게 장애인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관련기사: "선천적 장애인 의지 약해" 비하발언 이해찬에 "차별행위 중단" 권고)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 1월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씀'에서 "선천적인 장애인은 후천적인 장애인보다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이후 같은 달(1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선천적 장애가 있는 피해자들은 이 대표의 발언으로 인해 인격적 모욕을 느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로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이 대표의 장애인 비하발언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인권위는 이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피해자를 비롯한 선천적 장애인에게 위축감과 모욕감, 좌절감을 줄 뿐 아니라 자기비하나 자기부정을 야기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이 큰 이 전 대표의 발언은 장애인을 사회에서 의식·무의식적으로 열등한 존재로 낙인찍을 뿐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혐오를 공고화해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나 차별을 지속시키거나 정당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용인되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인권위는 이번 사건을 통해 처음으로 사회적 소수자 집단에 대한 혐오·비하 표현 관련 진정을 조사 대상으로 삼아, 인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월 권고가 결정된 뒤 결정문이 공개되기까지 석 달 가까이 걸린 것도 기존의 입장을 새롭게 바꾸면서 고심한 결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인권위는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집단에 대한 혐오·비하·모욕 표현 등에 대해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조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각하' 결정을 내려왔다. 각하는 진정 조사의 형식적 요건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판단 없이 사건을 종료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권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며, 여기서 말하는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를 특정한 개인뿐 아니라 '장애인 집단'을 포함해 해석하는 게 입법 취지상 타당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집단에 멸시·모욕·위협 등을 하는 경우, 특정인을 겨냥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 해도, 그 집단에 속하는 사람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조사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 역시 인권위 조사 대상으로 볼 수 없어 각하해야 하며, 권고가 아닌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는 전원위 내 소수 의견도 있었다.

박찬운 인권위 상임위원은 "인권위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진정이 가능한 차별행위는 고용, 재화·용역, 교육 등 특정 영역에서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라며 "이 사건처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의도성 없이 불특정 다수인을 모욕하는 발언'은 위 법률들이 예상한 진정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wh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