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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청정국서 5명 대마초 집단흡입…"초범 기소유예" 또 솜방망이

래퍼들 집단흡입 적발하고도 1명만 재판에 4명은 '면죄부'
'마약청정국' 기준 초과…실유통·투약 규모 추정조차 불가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20-10-20 11:16 송고 | 2020-10-20 11:26 최종수정
영웨스트, 루피, 나플라, 블루, 오왼(왼쪽부터)/ 사진=메킷레인 레코즈 인스타그램 © 뉴스1
영웨스트, 루피, 나플라, 블루, 오왼(왼쪽부터)/ 사진=메킷레인 레코즈 인스타그램 © 뉴스1

래퍼들의 대마초 흡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고질적인 연예계 마약 사건에 비판의 목소리가 큰 가운데 최근에는 일반인들의 마약투약 사례도 증가세가 뚜렷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들어 마약사범이 꾸준히 늘며 우리나라의 '마약청정국' 지위 유지도 위태위태 하다.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국내 마약 밀반입 및 마약사범 증가세를 자초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지난해 9월 메킷레인 소속 래퍼 5명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발했다.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888'에서 각각 우승·준우승을 차지한 래퍼 나플라·루피와 같은 소속사 동료인 오왼, 영웨스트, 블루 등이다.

경찰은 소속사 래퍼의 마약 혐의를 수사하면서 진행한 모발·소변 검사에서 이들의 마약 양성 반응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쉬쉬하던 소속사는 언론보도로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많은 실망과 충격을 받았을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입장을 뒤늦게 발표했다.

투약 적발시 이미지 하락과 방송가 퇴출 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지만 연예계에서는 거의 매년 마약 사건이 터져나온다. 사생활 노출과 인기에 대한 갈망 등으로 높은 스트레스가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마약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는 사법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지적된다. 이번에 적발된 래퍼 5명도 1명만 기소돼 재판에 넘겨지고 4명은 초범이란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마약 밀매상에 사형 등 극형을 처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환각 질주'로 부산 해운대에서 7중 추돌 사고를 낸 포르쉐 운전자가 18일 오전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2020.9.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환각 질주'로 부산 해운대에서 7중 추돌 사고를 낸 포르쉐 운전자가 18일 오전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2020.9.18/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마약사범에 관대하다보니 우리나라의 마약 밀수입과 마약사범은 꾸준히 동반 상승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마약류 밀수출입 적발량은 2565건, 중량으로는 984kg을 기록했다. 1회 투약량으로 환산하면 3200만명 분이며 시가 1조7999억원에 달한다.

활발한 마약 밀수출입과 그에 따른 마약사범 증가로 대한민국은 이제 '마약청정국'이 아니다. 유엔은 인구 10만명 당 20명 이하를 마약청정국으로 분류한다. 2018년 적발된 국내 마약사범은 1만2613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24명으로 이 기준을 넘겼다.

은밀히 거래되는 특성상 적발되지 않은 밀수출입과 마약사범 등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인터넷으로 구매가 가능할 정도로 일반인들을 파고들고 있어 정확한 국내 유통·투약 규모는 추산조차 어렵다.

마약 근절을 위해선 정부가 국내 유입을 원천 봉쇄할 수 있도록 단속을 강화하고, 양형기준을 보다 강화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에는 제3국 밀반입을 위해 대한민국에서 '이력 세탁'을 거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마약 중간유통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단속·처벌이 절실한 이유다.

김태흠 의원은 "우리나라는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마약청정국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수 천억원 규모를 해외로 밀수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국내를 통해 밀수출입되는 마약의 유통을 철저하게 차단,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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