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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위안 강세' 무역전쟁서 中이 이기고 있다는 의미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20-09-21 07:05 송고 | 2020-09-22 14:06 최종수정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미국 대선이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벌써 4년이 됐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집권을 시작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4년이나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대중 무역적자를 개선하겠다며 중국에 무차별 관세 폭탄을 퍼붓는 등 중국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그렇다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개선됐을까? 오히려 더 늘었다. 현재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연간 3000억 달러 수준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할 당시보다 약 25% 늘어난 것이다.

경제성장률도 중국이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를 기록,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GDP 성장률이 –9.5%를 기록했다. 이는 대공황 이후 최악이다.

한나라의 현 경제상태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것이 통화 가치다. 나라 경제가 좋으면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나쁘면 그 반대다. 최근 들어 중국의 위안화는 강세를 보이는데 비해 미국의 달러화는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는 최근 8주 연속 상승해 위안/달러 환율이 달러 당 6.7위안 대까지 내려왔다(환율 하락은 가치 상승). 올해 5~6월만 해도 위안화는 달러당 7.1 위안을 돌파했었다.

올 들어 위안/달러 환율 그래프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올 들어 위안/달러 환율 그래프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이에 비해 달러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로 미국 경제가 고전하고 있는 데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어서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내년이면 연간 GDP를 상회할 전망이다.

이 같은 데이터를 토대로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상황임에도 미국은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개선할 생각은 않고 중국 기업 공격에 ‘올인’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위챗, 틱톡 등 중국 IT기업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오히려 이들을 미국 시장에 진입하도록 유도해 경쟁을 통해 미국 IT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올바른 대처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무역전쟁에서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의 대중 공격이 즉흥적이고 무계획적인데 비해 중국의 대응은 일관되고 차분하다는 점이다.

미국이 무차별 대중 공격을 감행하고 있음에도 중국은 반격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중국은 좋은 반격 카드를 하나 쥐고 있다. 바로 아이폰이다. 중국이 아이폰을 보이콧한다면 애플은 직격탄을 맞고 꼬꾸라질 것이다.

그런데 중국은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아이폰을 공격하면 제 발등을 찍는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 전량을 중국에서 조립하고, 제작사인 폭스콘은 중국에서 수십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중국이 애플을 공격하면 미국에 통쾌하게 복수를 할 수 있지만 수십만의 실직을 각오해야 한다. 중국은 자국에 피해가 가는 자충수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자국 업체의 피해에 상관없이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를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화웨이와 거래하는 미국 기업들에게 사전승인을 얻도록 한 데 이어 중국 최대 위탁 반도체 제조업체인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려 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 반도체 업체들의 부품을 수입해 제품을 조립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SMIC에 대한 제재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집단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2400여 개 반도체 장비 업체들로 구성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미국 반도체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블랙리스트 지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자국 업체의 피해를 염두에 두지 않고 중국을 공격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그 반대다.

미국의 조치가 즉흥적이고 감정적인데 비해 중국은 전략적이고 이성적이다. 무슨 경쟁이든 상대보다 잘하는 것보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미중 무역전쟁도 실수가 적은 나라가 결국 승리할 것이다.

중국은 침착한데 미국은 조급하다. 미국이 실수할 가능성이 더 큰 것이다. 원래 쫓아가는 사람보다 쫓기는 사람이 더 초조한 법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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