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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출효자' 게임산업 육성에 팔걷었는데…정작, VC는 외면, 왜?

게임산업 수출액 약 7.8조…2년 만에 두배 '껑충'
양극화에 허리 끊어진 업계·中진출 막힌 '반쪽시장'으로 투자 '뚝'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2020-06-22 07:00 송고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정부가 '수출효자'인 게임산업을 신(新)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투자업계로부터는 외면받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털(VC)의 신규투자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것.

22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신규 투자 금액은 2016년 2조1503억원에서 지난해 4조2777억원으로 늘었지만 이중 게임 부문은 1427억원에서 119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월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내놓으면서 2024년까지 10만개 일자리, 20조 매출액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제공)© 뉴스1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제공)© 뉴스1

◇규모 커진 게임 시장…게임 업계 '허리의 실종'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2019 콘텐츠 산업 통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산업의 수출액은 2016년 약 4조에서 2018년 7조8000억원으로 약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이같은 게임 산업의 수출액 증가세가 산업 전체의 성장이 아닌 몇몇 대형 게임사의 성장에 따른 결과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때문에 VC 업계도 게임 산업에 투자를 망설인다.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과거에 비해 게임 제작의 규모 자체가 너무 커져 버렸다. 10년 전만 해도 모바일 게임 개발에는 큰 인력과 비용이 들지 않았으나 기술의 발전과 함께 PC게임 사양을 능가하는 모바일 게임이 등장하면서 있던 중소형 게임사들 마저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 이용자의 높아진 안목을 따라잡기엔 개발 인력과 비용이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 비용과 기간이 늘어나면서 어설픈 투자금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만큼 중소형 게임사에는 투자를 꺼리고 스타트업이나 영세한 게임사는 정부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지원을 받는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이마저도 장기적인 지원이 아니라 단기적인 투자에 그칠 때가 많아 살아남기 힘든 구조다.

또 게임은 잘 되면 그야말로 '대박'이지만 실패하면 제로(0)에서 시작하는 것이 업종상의 특징인 만큼 투자가 쉽지 않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게임 산업 전체가 수익이 나는 상황이어야 하는데 잘 팔리는 게임을 보유한 회사는 이미 투자를 받지 않을 만큼 자리를 잡았고 나머지 게임사들은 투자하기엔 리스크가 많다"라며 "인디게임의 경우 수백 개에 달하는데 이를 일일이 다 해볼 수도 없기 때문에 투자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판호 때문에 막힌 중국…'반쪽 시장'서 매출 기대 어려워

또 하나의 큰 변수는 중국 시장이다. 중국 시장은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이지만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문제로 우리 게임의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역으로 중국 게임의 유입이 늘면서 중소형게임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7년 국내 게임 수출액에서 중화권의 비중은 60.5%에 달하지만 2018년 30.8%로 급격히 줄어든다.

중국이 사드 사태에 대한 보복 조치로 지난 2017년부터 한국 게임업체에 '판호'를 발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조치로 이날부터 한국행 여행상품의 전면 판매 금지령을 내리자 국내 관광·유통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017.3.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중국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조치로 이날부터 한국행 여행상품의 전면 판매 금지령을 내리자 국내 관광·유통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017.3.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이 때문에 많은 게임사들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나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와 같은 대박을 꿈꾸지만 진출조차 못 하고 있다.

한 중소 게임사 대표는 "인디게임의 경우 국내시장만 생각해선 답이 안나온다"라며 "글로벌로 진출해야 하는데 판호 때문에 수출길이 막힌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부차원에서 게임 산업을 활성화 시키고자 한다면 초기에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도전과 실패를 거듭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이 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v_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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