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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시선 곱지 않아질까 두렵" 확진자 나온 우사단로 한숨과 적막만

대부분 가게 셔터 내리고 문 연 곳도 손님 0
이태원 대형클럽들도 모두 문 닫아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2020-05-08 22:46 송고
용인 확진자가 다녀간 우사단로 한 클럽 © 뉴스1 서혜림 기자
용인 확진자가 다녀간 우사단로 한 클럽 © 뉴스1 서혜림 기자

성소수자들의 아지트같은 골목이었던 우사단로의 작은 길에는 적막이 흘렀다. 용인의 66번 확진자 A씨(29·6일 확진)가 다녀간 우사단로는 문을 연 바가 두 군데밖에 없을 정도로 캄캄했다.

8일 오후 9시쯤 확진자 A씨가 다녀갔던 클럽 킹, 퀸, 트렁크, 주점 술판 등이 몰려있는 우사단로에 가보니 A씨가 지나간 모든 주점과 클럽은 셔터를 내렸다. 앞뒤로 즐비한 다른 클럽들도 모두 문을 닫았고 일부 술집만 문을 잠시 열고 있었다.
문을 연 술집을 들어가보니 사장은 '손님이 한 사람도 없다' 토로했다. 실제 바 안에는 손님이 전혀 없었다. B씨(60대)는 30년째 이 골목에서 장사를 해왔다. 그는 "성소수자들이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비교적 큰 탈없이 살아왔는데 이런 일이 터져서 게이에 대한 시선에 곱지 않아질까봐 무섭다"며 "왜 한 사람이 와서 열 몇사람이 확진됐는지…"라며 말을 줄였다.

B씨는 "검사를 안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라며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자신이 아웃팅되는 것을 원치 않아서 발열이 나도 이야기를 안할 수 있다"며 굳이 게이 클럽이라고 처음 보도한 점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B씨와 가게 종업원은 오늘 하루종일 사람이 없었다며 내일부터는 장사를 접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자신의 가게는 오지 않았지만 이 골목 자체가 죽었다 토로했다.
그는 "여기는 게이들의 아지트 같은 곳이었는데 하필이면 이곳에 와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라며 개탄했다.

인근 지하에서 큰 바를 운영하고 있는 C씨의 가게를 가보니 넓은 매장과 달리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C씨는 "이곳은 게이클럽은 아니지만 손님이 오늘은 0명이다"라며 "확진자가 다녀간지 첫주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우사단로 건너편 이태원의 대형클럽들도 문을 모두 닫았다. 춤을 추는 대형 클럽들은 문을 닫았고 음식을 팔면서 춤을 추는 라운지바같은 경우는 일부 문을 열었지만 손님의 발걸음은 전혀 없었다.

라운지바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아무래도 확진자가 나와서 다들 안오는 것 같다"며 "클럽이 모두 문을 닫았고 우리는 손님이 한 명도 없어서 밥집으로만 일단 열고 이따가 닫을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용인 확진자가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고 20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하자 서울시는 당시 확진자가 있던 클럽에 1500명정도 있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클럽 등 유흥주점에 대해서 운영자제를 권고하고 방역지침을 준수하라는 행정명령을 이날 저녁 8시부터 발동했다.


suhhyerim7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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