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 2020.3.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이스타항공이 전체 인력의 45%가량인 750명을 조정범위에 두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대상 인원 중 14%는 기장과 부기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1∼2년 차 수습부기장 80여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데 이어 정규직 조종사에 대한 구조조정에도 나선 것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사측과 조종사 노동조합 측은 지난달 말부터 인원감축 방안 및 규모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사측은 현재 1683명인 직원을 930여명까지 줄일 계획을 직원들에 통보했다. 오는 3일과 4월 17일 1, 2차 희망퇴직을 공고‧접수한 뒤 오는 4월 24일 구조조정 대상자를 확정‧통보하고, 5월 31일에는 정리해고를 진행하겠다는 일정 계획까지 정했다.
사측은 또 노사 간 회의 과정에서 기장·부기장에 대해서도 각각 30명에서 50명까지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계획대로라면 구조조정은 △수습부기장 △만 60세 이상 촉탁 기장(6개월 단위 계약직) △비행중 이벤트 발생 조종사 △훈련 끝낸 저경력 부기장 순으로 이뤄질 전망이다.이에 조종사 노조 측은 대량 실직 사태를 막기 위해 순환무급 휴직을 제시하고 있다. 대규모 인력조정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하는 만큼 순환무급휴직의 실행이 우선적으로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희망퇴직 등으로 실직할 경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위로금과 학자금, 우대항공권 등을 사측에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위로금은 1년치 임금을 기준으로 근속년수 등 기타 조건을 고려한 차등 산정 △학자금은 2021년말까지 현재와 동일한 지원 △우대항공권은 희망퇴직자 경우 국내/국제 각각 2매(총 8매) 등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해고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다"며 "기계적인 정리해고보다는 고용유지와 비용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이스타항공은 1∼2년 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그러면서 최종구 대표이사 명의로 회사에 협조해 퇴직원을 제출하면 경영이 정상화되고 부기장 직종이 필요할시 우선 고용할 것을 약속하는 우선고용안내서를 수습부기장들에게 보냈다.
이에 대해 한 수습부기장은 "고용 안내서가 진심이라면 수습부기장들이 실시중인 무급휴직을 연장하면 된다"면서 "회사를 이해하고 무급으로 더 기다리겠다는 수습부기장들을 제일 먼저 쳐낸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회사 경영 위기 타개를 위해 지난 2월 임금협상 특별교섭을 열고 4개월간(3~6월) 25% 임금삭감에 동의했다. 당초 사측은 조종사 노조 측에 비용절감을 위해 전사적으로 시행 중인 무급휴직 협조를 요청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