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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다' 이성미 "母, 이제는 안 만나고 싶어"…가슴 아픈 고백(종합)

(서울=뉴스1) 이지현 기자 | 2020-03-09 22:57 송고 | 2020-03-09 22:59 최종수정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캡처 © 뉴스1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캡처 © 뉴스1
개그계 대모 이성미가 가슴 아픈 가정사를 고백했다.

9일 오후 방송된 SBS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밥먹다')에서는 이성미가 게스트로 등장, 미역국과 엄마에 담긴 사연을 공개했다.
이성미는 "변변한 미역국 받아본 게 최근이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한번도 내 생일에 모인 적이 없었다. 가족이 없었다"며 "생후 3개월 됐을 때 엄마가 저를 놓고 갔다. 아빠에게 주고 떠나셨다. 아버지가 저를 혼자서 키우셨던 거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성미는 친엄마에 대해 "연락도 없고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는 사무치게 그리운 시절이 있었다. 내 아기를 낳고 나니까 특히 그렇더라. 어떻게 이런 나를 놓고 갔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자라면, 크는 모습을 왜 안 봐줬을까 싶었다"며 "사무치게 밉다가 그립다가 원망했다. 잊을 수는 없고 그 일에 대해 묻어두는 거다. 지금이 행복하니까 굳이 꺼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친엄마에 대해 물어봤었다고. 이성미는 "아버지가 알려고 하지 말라고 그렇게만 말씀하셨다"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이에 김수미는 "미안한데 아마도 (엄마에게는) 원치 않는 자식이었을 것 같다. 다른 집에 시집을 갔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이성미도 수긍하며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미에게는 세 명의 새어머니가 있었다. 그는 "친엄마가 없으니까, 아빠가 엄마를 자주 바꿔주셨다"며 농담을 하더니 "엄마가 하나도 아니고 둘도 셋도 아니고 (친엄마까지) 넷이다"고 밝혔다.
이성미는 "새엄마는 그냥 싫더라.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 잘해줘도 싫었다"고 했다. 첫 번째 새엄마는 이성미가 초등학교 6학년 시절까지 함께 지냈다고. 이성미는 "암으로 돌아가셨다. 아빠가 새장가를 가셔서 두 번째 새엄마는 3년만에 이별했다. 성인이 돼서 스물일곱 정도에 만난 새엄마는 희한했던 게 저를 키워주신 첫 새엄마랑 너무 닮았었다. 지금 살아계신다"고 설명했다.

엄마가 가장 그리웠던 순간도 고백했다. 이성미는 "아기 낳았을 때 제일 보고 싶었다. 엄마가 와서 산후조리 해주고 그러지 않냐"면서 "보고 싶을 때가 순간 순간 있었다. 친구들이 엄마 얘기를 하면 저는 그런 기억이 하나도 없는 거다. 내 엄마는 어땠을까 이런 생각이 불쑥 드는 거다. 사무치게 그리웠던 건 우리 엄마가 내 아이를 봤으면 어땠을까.."라고 말했다.

김수미는 "당장 내일이라도 엄마를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성미는 "저는 이제는 안 만나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는 "혼란스러울 것 같다"며 "지금까지는 엄마 없이 살아온 60년 세월에 익숙해져 있는데,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나타나면 품을 수 있을까 싶다. 엄마에 대해 그리웠던 마음이 미움이 될 것 같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이날 이성미는 앞으로의 꿈도 밝혔다. 그는 "잘 죽는 것"이라며 "50대 때는 잘 몰랐다. 그런데 작년에 후배들이 환갑 잔치를 자꾸 해준다고 해서, 그거 하지 말고 같이 후원하는 아이들을 만나자고 했었다. 그 아이들이 저한테 생일잔치를 해줬다. 여태 받은 생일상 중 가장 큰 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밤에 내 인생에 이런 축복이 있다고 생각하니,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하루하루 잘 살아서 어느 날 눈을 감았을 때 후배들이 '저 언니가 있어 행복했다'라는 말이 듣고 싶더라. 그러니까 잘 죽어야겠다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김수미는 "그러니까 잘 죽는다는 게 잘 살아야겠다는 거다. 풍족한 게 아니라 바르게 살아야겠다는 거다. 나도 너와 똑같다"며 크게 공감했다.


l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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