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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장기전 대비…아람코 IPO 앞두고 올해 유가 억제

RBC "올해 유가 오르면 美 셰일 헤지 혹은 증산 기회"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7-14 16:16 송고 | 2017-07-14 16:17 최종수정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 © AFP=뉴스1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 © AFP=뉴스1
사우디 아라비아가 올해 유가를 끌어 올릴 동인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국영석유업체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올해보다 내년 유가를 끌어 올릴 필요성이 더 크다.

게다가 올해 유가가 오르면 미국 셰일이 높은 가격으로 묶어 두기 위한 헤지(hedge)를 하거나 증산에 나설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우디는 내년 랠리를 위해 올해 유가를 억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RBC캐피털마켓은 13일(현지시간) 투자 노트에서 '사우디가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우디가 '비전2030'의 탈석유경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 조치인 아람코 IPO는 내년 예정됐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글로벌 원자재전략본부장은 투자노트에서 사우디가 "올 여름 유가를 끌어 올려야 하는 긴박감이 없다"며 "대신 감산을 연장하고 추가 감산 옵션을 열어뒀다"고 설명했다.

올해 랠리는 되레 사우디가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크로프트 본부장은 올해 유가 랠리가 내년 회복세를 파괴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 생산 쓰나미가 촉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따라서, 사우디는 감산을 연장해 일단 관망하는 편이 낫다고 크로프트 본부장은 평가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올 들어 모두 15% 가까이 떨어졌다. 하지만 미국의 원유재고가 급격하게 줄면서 이번주 브렌트와 WTI는 모두 3% 이상 올랐다.

마이클 트랜 RBC 애널리스트는 사우디가 지난 6개월 동안의 움직임을 재연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6개월 동안 미국의 생산 탄력이 유가를 끌어 내리는 최대 동인이라는 점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유가 반등세에 따라 미국 셰일이 선물을 높게 묶어 두는 헤지(hedge)가 촉발될 수 있다. 미국 셰일이 또 다시 강력한 맷집을 증명하면 내년 유가는 새로운 저점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트랜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내년 유가 하락은 아람코 IPO를 앞둔 사우디에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시 말해서, 지금 유가가 오르면 셰일이 헤지에 나서거나 내년 증산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사우디가 현재 유가를 끌어 올리기 위해 추가 감산과 같은 결단을 내리지 않고 관망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감산 예외를 인정받은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4분기까지 계속해서 증산하면 사우디에 불리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크로프트 본부장은 지적했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증산이 심하면 사우디가 '무엇이든 하겠다'던 5월의 약속을 진짜 지킬 수도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하지만,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감산에 동참하도록 설득하는 편이 사우디에는 더 낫다. 양국이 생산하는 원유는 사우디와 다른 경질유이며 감산 동참을 유도하면 OPEC 단결력을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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