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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만사 제치고 온 박찬호…"박세리와 나는 나무였다"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2016-10-13 18:09 송고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13일 오후 인천광역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한화 약 22억2,000만 원)' 1라운드경기 종료 후 가진 은퇴식에서 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박찬호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6.10.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13일 오후 인천광역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한화 약 22억2,000만 원)' 1라운드경기 종료 후 가진 은퇴식에서 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박찬호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6.10.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세리와 나는 나무였다. 열매였던 적이 없다. 그래서 더 각별하다."

'코리안특급' 박찬호(43)가 여자골프 전설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의 은퇴식에 함께 했다. 1990년대말 '국민 영웅'으로 불리며 동고동락했던 동료의 은퇴를 바라보며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박세리는 13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리조트 오션코스(파72·636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필드 위에서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날 경기를 치른 선수들과 더불어 박인비(28·KB금융그룹) 선동열 전 KIA 타이거즈 감독,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자리를 빛냈다. 이중 박찬호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박찬호는 박세리와 동시대를 풍미했던 스포츠스타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로 1990년대말 활약을 펼쳤고, 박세리와 함께 외환위기로 시름에 빠진 국민들에게 힘이 됐던 선수다.

박찬호는 "(박)세리가 은퇴한다고 해서 만사 제쳐두고 달려왔다"면서 "은퇴식에 와보면 그 사람이 그동안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것 같다. 오늘 정말 많은 분들이 환영해주고 성대하게 은퇴식을 열어주는 것이 박세리의 가치를 설명해주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미국과 일본 무대를 거쳐 지난 2012년 고향팀 한화 이글스에서 한 시즌을 뛴 뒤 현역 은퇴를 한 박찬호는 "너무 오래된 일"이라면서도 4년 전 자신의 은퇴를 돌아봤다.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13일 오후 인천광역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 종료 후 가진 은퇴식에서 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박찬호와 포옹을 하고 있다. 2016.10.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가 13일 오후 인천광역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에서 열린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 종료 후 가진 은퇴식에서 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박찬호와 포옹을 하고 있다. 2016.10.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그는 "떠날 때의 망설임과 두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내일 경기가 없다는 게 실감이 안 나고 두려웠다. 차라리 시련 속에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편했다"면서 "은퇴도 용기가 필요하다. 떠난 이후에 허전함을 생각해야 하는 게 힘들다. 아마 세리도 그럴 것 "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선수 생활 말미에 잘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내가 그만큼 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고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다. 나나 세리 때문에 저 친구들이 잘하고 저런 기록을 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세리와 나는 나무였다. 열매였던 적이 없었다. 그 나무가 크게 자라서 열매가 자랐고 지금의 팬들은 취향대로 열매를 따먹을 수 있게 된 것"이라면서 "과거엔 우리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이제는 열매가 맺어지고 그것이 또 다른 씨앗을 뿌려서 거창한 숲을 이뤄야 한다고 세리와 대화했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1990년대 말에 박세리, 박찬호가 영웅 역할을 했는데 국민들이 어려웠을 때라서 그랬다. 당시에 같은 홍보대사를 하면서 소통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동반자로 같은 길을 걸어야할 것 같다. 같은 입장에서 위안도 될 것"이라며 박세리의 은퇴 이후를 축복했다.

박세리 역시 박찬호의 방문에 크게 기뻐했다. 그는 "1990년대에 한국 스포츠가 인정받기 어려운 실력일 때 나와 박찬호씨는 모두가 하지 않는 도전을 했고 자리를 잡았다. 그 덕에 후배들에게 꿈을 키워줬다"면서 "이제 또 다른 시작이다. 저나 박찬호씨는 종목은 달라도 같은 방향으로 꿈을 이뤄가는 스포츠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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