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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은 왜 '조현병 환자'가 되었나…'2가지' 이유

7월 FOMC는 3주 전 상황…연준 스스로도 '불확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6-08-18 10:57 송고 | 2016-08-18 11:05 최종수정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News1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News1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소통 전략이 또 다시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미 금융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드와처'(Fed Watcher, 연준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해 통화정책 방향을 전망하는 사람들)들의 입을 빌려 연준이 '조현병' 환자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통용되는 미국 달러라는 통화의 가치를 관할하는 중앙은행이 조현병 환자 취급을 당한 배경은 뭘까.
일단, 시장은 비난의 화살을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에게 겨누고 있다. 윌리엄스 총재가 지난 16일 "이르면 9월에도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발언을 해 시장에 긴축 경계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연내 2차례 인상도 가능하다는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은 총재의 말까지 전해지면서 그날 9월 인상설은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이런 발언들로 인해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인상 확률은 50%를 넘어섰다.

긴축 경계수위를 높인 금융시장은 그러나 다음날 나온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의 내용을 보고는 당혹스러워했다. '조현병' 지적이 나온 이유다.
막상 공개된 7월 의사록은 예상과 달리 완화적 냄새가 짙었다. 매파적 코멘트는 적었고 '많은'(many), '몇몇'(several) 위원들은 좀 더 두고 보기를 원했다. 더 조속히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 위원들은 '일부'(some), '조금'(a few)에 불과했다.

의사록 공개 이후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인상 확률은 다시 50% 밑으로 떨어졌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연준의 허세를 재확인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시장의 비난처럼 연준이 조현병 환자인지는 좀 더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17일 공개된 의사록은 7월 26~27일 열린 회의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더들리 총재의 발언은 이 회의가 개최된 지 3주 가까이 지나서 나왔다. 둘 사이에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며 그 사이 새로운 경제정보들이 대거 제공됐다.

대표적인 것이 고용지표이다. 지난 7월 FOMC때만 해도 고용 회복세에 확신을 갖기는 쉽지 않았다. 5월 신규고용이 3만8000명으로 격감한 뒤 6월 들어 28만7000명으로 급반등했지만 우려감을 완전히 떨쳐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다.

그런데 7월 FOMC 이후에 나온 7월 신규고용은 29만2000명에 달해 2개월 연속 확고한 반등세를 지속했다. 더들리 총재가 '이르면 9월 인상' 커뮤니케이션을 꺼내들 만한 변화였다. 7월 FOMC와 더들리 총재의 발언 사이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동시에 경신하는 등 미국의 금융환경도 더욱 두드러지게 완화되었다.

이례적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환경 속에서 미국과 세계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갈 지 연준 위원들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7월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정책 선택지를 개방해 놓은 상태에서 경제지표가 나오는 것에 맞추어 스탠스를 조정해 나가는 유연성을 계속 발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경제환경이 불확실하고 유동적인만큼 경제주체들에게 특정한 방향을 미리 제시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다고 본 것이다.

연준을 관찰하는 존 힐센라스 WSJ 기자는 이번 의사록에 대해 '정책 옵션을 열어두는 것에 대한 의견차를 보여줬다'면서도 '이르면 9월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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