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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탈자D-1①]'시그널' 式 스릴러가 멜로를 만났을 때

영화 '시간이탈자' 리뷰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2016-04-12 08:00 송고 | 2016-04-12 20:15 최종수정
타임워프나 타임리프, 타임슬립, 타임 패러독스 소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단골 소재로 차용돼 왔다. 시간을 거슬러 인간의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설정 그 자체만으로도 대리만족감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어바웃 타임'과 '이프 온리', '백 투더 퓨처', '미드나잇 인 파리' 등과 드라마 '시그널'과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 등의 화제작이 그런 이유로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 '시간이탈자'(감독 곽재용) 역시 과거와 미래를 살고 있는 두 남자가 한 여자를 구하기 위해 운명을 뛰어넘는 사투를 벌인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5년의 남자 건우(이진욱 분)와1983년의 남자 지환(조정석 분)이 꿈을 통해 서로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각기 다른 시대를 꿈을 통해 보게 되면서 발생하는 여러 변화를 그리는 타임 패러독스 장치를 통해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영화 '시간이탈자'가 오는 13일 개봉한다. © News1star / 영화 '시간이탈자' 포스터
영화 '시간이탈자'가 오는 13일 개봉한다. © News1star / 영화 '시간이탈자' 포스터


그런 점에서 '시간이탈자'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시그널'과 종종 비교돼 왔다. '시그널'이 무전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과거와 미래가 교신했다면, '시간이탈자'는 두 남자의 꿈을 통해 소통이 이뤄지는 방식을 택했다. 무전기라는 매개체 보다 꿈이라는 매개체가 보다 현실성을 지니기도 한다는 점이 영화의 허무맹랑하거나 황당무계할 수 있는 여지를 축소시키기도 했다.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큰 사건은 1983년의 미제 연쇄 살인 사건이다. 지환이 꿈에서 미제 살인 사건을 재수사하는 건우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자신의 약혼녀 윤정에게 닥칠 비극을 알게 되고 처절한 사투가 시작된다. 곳곳에 범인으로 의심되는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점차 긴장감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범인을 찾는 데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됐지만, 범인의 살인 동기의 설득력이 결여된 것은 다소 아쉬운 지점이다.
'시그널'과도 크게 다른 점은 '시간이탈자'에 진한 멜로 감성이 있다는 점이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클래식' 곽재용 감독 만의 멜로 감성이 더해져 복합 장르의 미덕을 살린다. 1983년과 2015년의 각기 다른 감성이 각기 다른 온도의 색조로 표현됐다. 1983년의 지환과 윤정(임수정 분), 2015년의 건우와 소은(임수정 분)에게 할당된 서사의 깊이는 다소 부족했지만 세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무리 없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운명을 뛰어 넘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는 영화에 잘 드러나 있다. 처절한 고군분투 끝에 퍼즐처럼 맞춰지는 각 장면과 이야기 조각이 감독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후에 말해준다. 서사의 전개 방식이 다소 매끄럽지 않다는 지적과 영화 속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의 디테일이 결여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결점이 딱히 두드러지게 드러나지 않아 혹평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어렵지 않나 싶다. 

대체적으로 '시간이탈자'의 안일한 접근에 대해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많지만 상업영화로서의 미덕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세 배우의 열연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데다, 복합적 장르로 작품에 접근한 방식과 영화 만의 특별한 정서가 이전의 시간 소재 작품들과 결을 달리 하기 때문에 이 영화 만의 장점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논리의 비약을 지적하는 것은 보는 관점에 다라 달리 재평가 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오는 13일 개봉.


aluem_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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