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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된 쿠팡맨…불난 원룸건물 오르내리며 대피시킨 전찬혁씨

신고 후 진화대 도착 전까지 대피활동…중상자 없이 진화
15분 만에 불길 잡은 소방…5월 7일 전씨에게 용감한 시민 표창

(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2024-04-30 15:37 송고 | 2024-04-30 17:14 최종수정
4월9일 강원 원주시의 한 원룸 건물 화재 당시 인명 대피활동에 나섰던 전찬혁씨. (원주소방서 제공) 2024.4.30/뉴스1
4월9일 강원 원주시의 한 원룸 건물 화재 당시 인명 대피활동에 나섰던 전찬혁씨. (원주소방서 제공) 2024.4.30/뉴스1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신고만 하고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지난 9일 오후 강원 원주시의 한 원룸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중상자 없이 진화(뉴스1 4월 9일 보도)된 가운데, 그 현장에서 한 택배기사의 용기가 큰 인명피해를 막아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감동을 준 사연의 주인공은 쿠팡 택배 배송기사 전찬혁 씨(40대)다.
30일 소방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2시 2분쯤 원주시 우산동의 한 다가구 주택(지하1층‧지상 3층 규모 원룸‧상가 복합건물)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건물에서 비상벨이 울리고, 연기가 나는데 사람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였다.

이에 소방은 인력과 장비를 현장에 투입해 신고 접수 15분만인 오후 2시 17분쯤 진화를 완료했다. 대형화재에 비해 서둘러 꺼진 불이지만 원주시가 재난안전문자를 송출하기도 하는 등 다급한 상황이었다.

특히 주택 내부에 있던 6명이 구조되는 등 큰 인명피해가 우려됐던 상황이기도 했다. 그중 40대와 60대 여성, 50대 남성 등 3명만 연기 흡입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또 구조된 인원 중엔 지병이 있는 주민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건물 내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한 가구엔 다행히 사람이 없었다.

4월9일 오후 2시 2분쯤 강원 원주시 우산동의 한 원룸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15분 만인 오후 2시 17분쯤 진화됐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2024.4.9/뉴스1
4월9일 오후 2시 2분쯤 강원 원주시 우산동의 한 원룸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15분 만인 오후 2시 17분쯤 진화됐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2024.4.9/뉴스1

소방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심각한 화상 등 중상자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화재 현장에서 활약한 전찬혁씨 덕분이었다. 전 씨는 사고 당일 건물 내부에서 배송하던 중 화재경보음을 듣고 지체 없이 119에 신고했다.

그의 대처는 신고로 끝나지 않았다. 화재가 발생한 가구를 찾아 나섰다. 출입문 사이로 세어 나오는 짙은 연기도 발견했다. 사람이 내부에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해 출입문을 두드렸다.

또 전 씨는 당시 반응이 없는 출입문도 발견, 건물 외부로 급히 이동해 창문에서 연기가 분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심각성을 인지했다.

하지만 전 씨는 대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불이 난 건물로 다시 진입했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입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이후 소방의 진화대가 도착했다. 전 씨는 그 소방대원들에게 화재현장 상황을 신속하게 정리해 알렸다. 그 화재는 큰 부상자 없이 잡혔다.

소방은 이번 화재 진압과 큰 인명피해를 막아낸 공로가 전씨에게 있다고 봤다. 이강우 원주소방서장은 “전 씨가 본인의 위험을 무릅쓰고, 끝까지 화재 현장에서 용기를 발휘해 인명대피에 앞장섰다. 시민 생명보호를 위한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전 씨는 “누구라도 이와 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원주소방서는 오는 5월 7일 제54주년 원주소방서 개서식 기념행사에 전 씨를 초청한다. 그에게 용감한 시민 표창을 전달할 예정이다.


skh8812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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