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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입장 존중", "韓의료 미래없다"… ‘140분 면담’ 간극만 확인

尹·전공의대표 입장차 재확인…전공의 복귀 쉽지 않을 듯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024-04-05 06:10 송고 | 2024-04-05 10:25 최종수정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과 각 병원 전공의 대표 및 대의원들이 20일 낮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2024.2.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과 각 병원 전공의 대표 및 대의원들이 20일 낮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2024.2.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단체 대표가 만나 140분간 대화했지만 기대했던 '전공의 복귀'라는 해법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5일 대통령실과 의료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4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20분간 용산 대통령실에서 면담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전공의의 열악한 처우 등을 소개했으며 윤 대통령은 의사 증원 등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할 때 전공의 입장을 존중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입장은 대통령실 언급과 사뭇 다르다. 박 위원장은 면담 후 2시간여가 지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세한 설명 없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썼다.

2000명 의대증원을 계기로 전공의 집단이탈 사태가 40일 넘게 이어지는 의사들-정부 간의 갈등이 봉합될 거란 희망보다 입장 차이만 보였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박 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만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의료계 일각에서는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았으나 박 위원장의 SNS 글로 실망감이 감도는 등 분위기가 바뀌었다.

만남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 전공의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전공의들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비대위의 독단적 밀실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자신을 사직 전공의 중 1명이라고 밝힌 전공의 역시 "대화의 결론이 나오더라도 전공의들이 이를 따를지는 미지수여서, 병원으로 전공의들이 복귀할 가능성은 작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2000명 의대증원에 대한 정부와 의사들의 입장이 다르니 어떤 논의는 힘들었을 거라 보고 있다.

의사들은 2000명 증원을 백지화한 뒤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증원을 더 미룰 수 없고 과학적 근거 하에 통일된 안을 의사들이 가져와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수도권의 한 의대 교수협의회장은 "2000명 변화 없이 사태가 진전되기 힘들다"면서 "참 어렵게 돼 가고 있다. 이 문제는 의료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됐다"고 털어놨다.

1만명 넘는 전공의들이 지난 2월 20일 전후로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게 7주 차에 접어들면서 남은 의료진은 정신적·체력적 한계 상황이고 환자들은 병원 이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최근 들어 의사들과 정부는 입장차만 거듭 확인하고 있다.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교수들은 격무로 인해 진료 축소를 결정했고 대형병원의 업무 역시 상당 부분 위축됐다.

사직서를 낸 교수들이 번아웃 등을 이유로 병원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한편,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 제5차 총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해 대학별 교수진 업무시간과 향후 활동 방향 등을 논의한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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