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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잠든 사이', 추자현·이무생 연기 맛…클래식한 미스터리 로맨스 [시네마 프리뷰]

20일 개봉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 리뷰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24-03-20 10:08 송고 | 2024-04-19 09:24 최종수정
'당신이 잠든 사이' 스틸 컷
'당신이 잠든 사이' 스틸 컷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이 잠든 사이'라는 제목은 다소 익숙한 선택이다. 할리우드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1995)부터 시작해 우리나라에서도 동명의 영화와 드라마가 한 편씩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아무래도 영화의 초반 설정을 설명하기 가장 좋은 제목이어서였을 것이다.
영화는 사고로 인해 병상에서 눈을 뜬 덕희(추자현 분)의 모습을 그리며 시작한다. 선택적 기억상실증에 걸린 덕희는 어쩐 일인지 최근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다. 다시 신혼 때의 기억으로 되돌아온 덕희의 옆에서 남편 준석(이무생 분)은 묵묵하고 자상하게 아내를 돌본다.

두 사람의 첫 만남부터 덕희가 갖고 있는 트라우마와 상처들까지. 영화는 이들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는 한편, 현재 시점에서는 어딘지 수상쩍은 남편 준석의 행보를 비춘다. 덕희의 가장 친한 친구의 집에서 그 친구의 아이를 돌보는 그는 마치 두 집 살림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덕희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들 속에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당신이 잠든 사이'는 '접속'(1997)과 '텔 미 썸딩'(1999) '썸'(2004) '황진이'(2007) '가비'(2012) 등을 선보였던 장윤현 감독의 신작이다. 그래서인지 영화에서는 좋은 의미로 클래시컬한 90년대 영화의 감성이 느껴진다. 담백하면서도 깨끗한 미장센과 두 주연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의 흐름을 포착하는 연출이 특히 그렇다.
'당신이 잠든 사이' 포스터
'당신이 잠든 사이' 포스터
전반부의 완급조절이 뛰어나다. 덕희와 준석의 과거 이야기와 현재, 그리고 준석의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중생활을 적절히 배치하며 미스터리를 극대화한다. 영화의 비밀이 밝혀지는 후반부의 설정들은 작위적인 부분이 없지 않으나 이를 상쇄시키는 것은 추자현과 이무생, 두 배우의 연기력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신경질적이고 날카로운 개성을 보여주는 추자현은 미스터리 영화의 주인공에 걸맞다. 캐릭터의 성격에서도 스릴감을 느낄 수 있다면 추자현의 덕희가 그런 케이스일 것이다. '이무생로랑'이라는 별명으로 시청자와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이무생은 뾰족하고 날카로운 추자현의 옆에서 다정하지만 의뭉스럽고 수상쩍은 남편을 훌륭히 연기해 냈다. 언뜻언뜻 비치는 알 수 없는 표정의 변화들은 역시 극을 보는 이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러닝타임 100분. 20일 개봉작이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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