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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이 어깨 주물렀는데 아동학대?"…초등학교서 무슨 일이

스케이트보드 수업 쉬는시간 안마 주고받아
4학년 학생 부모 "멍 들었다"며 경찰에 신고

(전북=뉴스1) 임충식 기자, 이지선 기자 | 2023-05-25 16:17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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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생님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분입니다. 정말 정말 아동학대는 아닙니다."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북의 한 초등학교 교사에 대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학생이 진술한 내용이다. 이 교사는 쉬는 시간에 4학년 여학생에게 안마를 해주다 멍들게 했다는 이유로 경찰 수사대상에 오른 상태다. 
전북교육청과 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4월14일 금요일 오전 학교 강당에서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선 4~6학년 고학년을 상대로 스케이트보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수업 중간 쉬는 시간이 주어지자 6학년 담임 교사 A씨와 아이들은 강당 단상에 나란히 걸터앉았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느라 긴장한 몸을 풀듯 아이들은 서로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잠깐 사이 뒷사람에게 받은 안마를 앞사람에게 전달해주는 형태의 기차 대형이 만들어졌다. A씨 역시 옆에 앉아있던 4학년 B양에게 자연스레 안마를 해줬다. 몇분 남짓 짧았던 쉬는시간이 끝나고 수업은 평소와 다름없이 재개됐다.
그리고 A씨는 월요일 아침 교장으로부터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며칠전 안마를 해준 B양의 몸에 멍이 생겼고, 이를 이유로 경찰에 A씨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 신고가 들어왔다는 내용이었다.

교육당국도 진상 파악에 나섰다. 전북교육인권센터가 A씨를 직접 조사했다. 조사에 나선 전북교육인권센터는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논란이 된 장면을 목격한 이들 역시 "학대로 보기 어렵다. 모두 즐거워 보였다"고 진술했다.

한 교사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단상에 쪼르륵 앉아 서로 안마를 해주고 있었다"며 "기차놀이처럼 토닥토닥 장난치고 웃는 분위기로 너무 재미있어 보였고 휴식시간은 5분정도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학생들 역시 "힘드니까 다같이 힘내라고 서로의 어깨를 주물러준 것이지 누가 미워서 그 놀이를 한 게 아니다", "선생님은 모든 아이들을 다 사랑해주고 아껴주는데 정말 정말 아동학대 아니다", "우리는 간지럽고 웃기고 즐겁게 놀았다", "아팠으면 크게 말을 하고 일어났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는 등 비슷하게 진술했다.

그러나 지자체 아동학대전담팀의 판단은 달랐다. 해당 지자체 아동학대전담팀은 명백하게 멍자국이 있는 만큼, 학대로 볼 수 있다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의 부모 역시 경찰에 A교사를 신고했다.

경찰은 현재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돼 한달여 넘게 다방면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아동과 관련된 수사인만큼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전북교사노조 관계자는 "지자체 아동학대전담팀이 아동학대를 인정하는 판단을 내놓은 만큼 해당 교사가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때문에 교사라는 직업이 굉장히 불안한 직업이 되고 있다"고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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