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넘어 '레드 스테이트'까지 흔들…공화당 상원 '수성' 비상
[중간선거 D-30]① 민주당 하원 탈환 유력 속 상원 역전 시나리오 부상
텍사스·노스캐롤라이나 '이변'에 공화당, 트럼프 압승 지역 방어 자금까지 호소
- 이훈철 특파원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4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중간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집권 공화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내줄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비현실적으로 여겨졌던 민주당의 상원 탈환론이 공화당 텃밭에서 잇따라 뒤집힌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힘을 얻고 있다.
오는 11월 3일 치러지는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하원 435석 전원과 상원 100석 중 35석, 주지사가 새로 뽑힌다.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이후 처음 치르는 전국 단위 선거로, 사실상 집권 2년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뉴욕타임스·시에나대가 9월 8~13일 전국 투표 의향층 1503명을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2.9%포인트) 연방 하원 기준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51%, 공화당 43%를 기록했다. 연방 상원에서도 민주당이 49%로 공화당 43%를 앞질렀다.
눈에 띄는 건 반(反) 트럼프 정서의 확산이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8%를 기록했으며, 부정 평가는 59%에 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찬반을 묻는 말에 응답자의 52%가 '강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집권 2기 들어 해당 조사에서 강한 반대가 과반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지층 투표율이 승부를 가르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유리한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응답자의 50%가 민주당이 '지나치게 왼쪽'이라고 답해 민주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라기보다 집권당 심판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하원은 2024년 선거 결과를 기준으로 민주당이 3석만 순증하면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수 있어 민주당의 우세가 굳어지는 흐름이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은 9월 말 기준 민주당의 하원 장악 확률을 93%로 반영했다.
관심은 승패보다 격차에 쏠린다. 정당 지지도 평균 격차(8.1%p)는 민주당이 41석을 늘린 2018년(8.3%p)과 비슷하다. 그러나 두 차례 게리맨더링으로 경합 지역구가 크게 줄어 그때 같은 압승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워싱턴 정가의 관심은 이제 하원을 넘어 상원으로 옮겨갔다. 현재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 구도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려면 4석을 순증해야 한다. 이번 상원 선거의 경우 레드 스테이트(보수 강세 지역)가 많아 공화당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분위기를 바꾼 건 남부 여론조사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의 9월 17~20일 조사에서 노스캐롤라이나 민주당 후보 로이 쿠퍼 전 주지사의 지지율은 53%로, 42%에 그친 공화당 마이클 와틀리 후보를 11%p 앞섰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전통의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 연이은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세한 우위를 점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공화당 아성인 텍사스에서도 최근 민주당 후보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와 동률이거나 앞서는 조사가 이어졌다.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민주당에 유리하게 나오자 선거 분석기관 인사이드일렉션스는 민주당이 상원에서 2~4석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디시전데스크HQ는 민주당의 상원 장악 확률을 54%로 추산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승리의 길은 험난하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분석에 따르면 공화당의 의석 탈환이 없다는 전제에서도 민주당은 메인·미시간·텍사스를 모두 잡고 알래스카·오하이오·아이오와 중 한 곳을 더 이겨야 상원 다수당을 차지한다.
메인에서는 6선에 도전하는 수전 콜린스 공화당 의원이 여전히 강하다. 뉴욕타임스·시에나대 조사에서 콜린스는 49%로 민주당 트로이 잭슨 후보(46%)를 앞섰다.
미시간에서 공화당은 민주사회주의자(DSA)의 지지를 받는 민주당 압둘 엘사예드 후보를 상대로 의석 탈환을 노린다.
여기에 공화당 상원 선거위원회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릿수 격차로 이긴 알래스카·아이오와·오하이오를 지키기 위해 후원자들에게 890만 달러를 추가로 요청하면서 방어선을 넓히고 있다.
공화당 안팎에서는 2006년 중간선거의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시 집권 2기 당시 공화당은 물가 부담과 부동산 침체 속에 하원 30석과 상원 6석을 잃고 양원을 모두 내줬다. 이번에도 경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지지율은 32%에 그쳤다. 뉴욕타임스·시에나대 조사에서 1년 전보다 경제가 나아졌다는 응답은 14%로, 1월(31%)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72%에서 29%로 급락했다. 관세에 따른 물가 부담이 표심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2024년 대선에서 경제를 최우선으로 꼽은 유권자의 81%가 트럼프를 찍었다는 점에서, 승리의 기반이었던 경제가 오히려 약점이 된 상황이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올여름 일부 경선 조사가 실제 결과와 크게 어긋났다며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판세를 뒤집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폴공 전 미의회 정무보좌관은 "하원은 물론이고 상원까지 민주당에 넘어갈 수 있다"며 "4주 안에 이란 전쟁을 끝낼 수도 없고 기름값을 4주 안에 낮출 수도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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