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맞서기'로 인기 얻은 카니…加 경제·안보 정책 재편 '탄력'

선호도 역대 최고 수준…보수 성향 앨버타주서도 호감도 높아
미국 이외 시장 개척…막대한 국방비 증액 여론 관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1일(현지시간) 앨버타주 포트 맥머리에서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발표하고 있다. 2026.10.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지난해 총리직에 오르기 전까지 정치 신인이었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립을 통해 얻은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경제·국가안보·외교 정책을 재편하는 작업을 거침없이 추진하고 있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카니 총리의 선호도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공개된 나노스 리서치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이 차기 총리로 카니 총리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또한 지금 당장 총선이 실시될 경우 카니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주 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전통적인 보수당 텃밭인 앨버타주에서조차 카니 총리에 대한 호감도가 제1야당인 보수당의 피에르 폴리에브르 대표와 대니엘 스미스 앨버타주 총리보다 높았다.

대럴 브리커 입소스 최고경영자(CEO)는 "내가 성인이 된 이후 어떤 총리도 취임 후 18개월을 이렇게 순조롭게 보낸 기억이 없다"며 "카니 총리가 제안한 정책에 대한 반발은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복수의 전문가는 카니 총리가 국내외 정책 대부분을 '미국 의존도 축소'라는 틀 안에서 성공적으로 구성해 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미국은 8월 200억 달러(약 28조 원) 상당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는 9월부터 같은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대 50%의 보복관세를 매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겠다고 위협했다.

카니 총리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목표 아래 환경심사 제도를 개편하고, 송유관 등 대형 사업의 승인 절차를 가속화하고 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대응해 국방비를 대폭 확대하고, 중국·인도·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개선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니 총리의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분노한 캐나다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올해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국민은 국경을 맞댄 미국보다 중국을 더 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중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캐나다인의 비율은 2023년 14%에서 2026년 44%로 상승했다.

노바스코샤주 댈하우지대의 로리 턴불 정치학 교수는 카니 총리가 애초부터 정책 상당수를 추진하고 싶어 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미국과의 갈등이 "논리와 명분을 카니 총리에게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니 총리는 현재를 일종의 비상사태, 전쟁과 유사한 상황으로 묘사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갈등을) 캐나다의 주권 문제로 만들었고, 모든 정책이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맞선 카니 총리의 공개적인 대응은 다른 세계 정상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다른 나라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서둘러 무역협정을 체결하고도 오히려 더 강력한 추가 관세 위험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카니 총리는 지난 1월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공통의 가치와 이익을 바탕으로 사안별로 다양한 연대를 형성할 것"을 제안하며 중견국이 패권국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캐나다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

더구나 캐나다가 막대한 국방비 증액을 어떻게 감당할지도 관건이다. 국방비 증액 과정에서 장기적인 재정 적자나 증세, 사회복지 프로그램 축소 등이 불가피할 경우 국민이 이를 수용할지도 불투명하다.

카니 총리는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새로운 목표를 이행하겠다고 공언했다. 해당 비용은 연간 1500억 달러(약 203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캐나다의 국방비 지출은 510억 달러(약 69조 원)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