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대 집단 성폭행 의혹…피해자 "100% 성폭행 확신" 진술 누락 논란
진술서 120장이 6쪽으로 요약…NYT "맥락 부족"
코넬대 "수사자료 다 줬다"…검찰과 입장 엇갈려
- 김범수 기자
(서울=뉴스1) 김범수 기자 =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에서 불거진 집단 성폭행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초기 수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피해 여성이 학내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성폭행당했다고 명확히 진술했지만, 당시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검찰은 대학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진술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코넬대 학내 경찰은 사건 발생 3주 뒤 피해 여성을 조사하면서 120쪽 분량의 진술서를 작성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당시 "술과 약물에 취해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며 "끔찍한 기분"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이어 "내가 성폭행당했다는 것을 100%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사건을 불기소한 매튜 밴 하우튼 톰킨스카운티 검사장은 검찰이 대학으로부터 6쪽짜리 진술서와 스냅챗 자료만 넘겨받았으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문서는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코넬대는 학내 경찰이 절차에 따라 수사했고 "모든 수사 정보"를 검찰에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이 진술서는 이번 사건 수사의 핵심으로 꼽힌다. 밴 하우튼 검사가 당시 불기소를 결정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검토한 증거가 이 문서였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관련 수사자료 수백 장을 입수해 보도한 NYT는 학내 경찰이 검찰에 넘긴 6장짜리 진술서에 "피해 여성의 당시 정신 상태와 성폭행을 인지하게 된 과정 등에 대한 맥락이 상당 부분 빠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자신이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을 시간이 지나면서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당일 집으로 돌아온 여성은 룸메이트들에게 자신이 마약을 복용하고 여러 남성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을 들은 한 룸메이트는 경찰 진술에서 "자신이 말하고 있는 내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며 당시 여성이 "충격을 받은 상태"로 보였다고 밝혔다.
여성은 사건 며칠 뒤부터 "학내 사교클럽에서 관련된 모든 사람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었다"며 소문의 대부분이 자신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고 진술했다.
이후 여성은 일부 남성 사교클럽 회원들이 2학년 여학생에게 약물을 먹이고 집단 성폭행했다는 내용의 학내 커뮤니티 댓글을 보고서야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깨달았다고 조사관들에게 말했다.
여성은 2024년 10월 코넬대 남학생 사교클럽 '카이 파이' 회원 7명에게 약물을 투여받은 상태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학교를 중퇴했다.
검찰은 지난달 피해 여성이 코넬대와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7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이후 사건 수사를 재개했다. 검찰은 대배심에 새로운 증거를 제출할 방침이다.
코넬대 학내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의 실명이 공개된 상태다. 이 명단에는 이씨 성을 가진 한국계 학생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mag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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