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029년 美서 HBM 생산…"추가 투자 열려 있어"(종합2보)

40억달러 투자 AI 메모리용 패키징 생산기지 구축…일자리 7000개 창출
곽노정 CEO "30년까지 메모리 부족"…미국 신규 투자 가능성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위치한 퍼듀대학교에서 열린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공장 '인디애나 팹(FAB)' 기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26ⓒ 뉴스1 이훈철 워싱턴 특파원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뉴스1) 이훈철 특파원 =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짓고 있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팹(FAB)이 본격 가동되는 2029년부터 '메이드 인 USA 시대'를 연다. 미국 내 첫 반도체 공장 건설에 들어간 SK하이닉스는 추가 투자에 대해서도 열려 있다며 향후 신규 투자 가능성도 내비쳤다.

SK하이닉스는 2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위치한 퍼듀대학교에서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공장 '인디애나 팹(FAB)'의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번 인디애나 팹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짓는 첫 반도체 공장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퍼듀대학교 소유 연구단지에 총 40억 달러(5조6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차세대 HBM 생산을 위한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후공정) 생산기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인디애나 생산기지는 퍼듀 연구단지 약 16만3000평 부지에 차세대 HBM 및 AI 반도체 패키징 라인, 연구개발(R&D)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공장 건설을 위해 2024년 인디애나주에 법인을 신설하고 올해 4월 타설 작업을 시작으로 착공에 들어갔다. 현재 전체 공정률은 7% 수준으로 2028년 하반기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준공을 완료하고 차세대 맞춤형 HBM 등 주요 AI 반도체 제품의 생산을 위해 클린룸 운영이 개시될 계획이다.

인디애나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후공정 처리되는 웨이퍼 규모는 연간 수십만 장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HBM 생산은 전공정과 후공정을 거쳐 D램 칩을 쌓고 결합하는 최종 패키징 과정의 3단계를 거치게 된다. 인디애나 팹은 한국에서 넘어온 최첨단 D램 웨이퍼를 HBM으로 만들기 위해 가공해 HBM을 생산하는 후공정 작업을 하게 된다.

이곳에서 어드밴스드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쳐 말 그대로 'Made in USA' HBM 제품이 엔비디아 등 미국 고객사에 공급되는 것이다. 본격적인 HBM 양산은 2029년 3분기부터 목표로 하고 있다.

인디애나 팹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차세대 HBM 생산거점이라는 산업적 측면의 의미와 함께 한미 AI 협력의 롤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위치한 퍼듀대학교에서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공장 '인디애나 팹(FAB)'의 기공식 행사 시작 전 한국전 참전용사 로버트씨를 찾아 감사 인사 나누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2026.08.27

인디애나 팹 건설 프로젝트는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최대 4억5000만 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5억 달러 규모의 대출 지원을 통해 한미 합작투자로 추진되고 있다.

또 현재 100여 개 협력사가 소재, 부품, 장비 등 현지 공급망 진출을 논의 중이며 SK하이닉스는 아울러 팹 건설과 운영, 협력사와 연관 산업을 통해 약 7000개의 직·간접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공식에서 퍼듀대학교와 어드밴스드 패키징 분야의 연구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양측은 R&D 협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해 HBM을 비롯한 차세대 시스템 통합 및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약 14만 명의 장병을 파병한 인디애나와의 각별한 인연을 기리기 위한 채용 협력도 추진됐다. SK그룹은 주한미군 전역 군인들에게 새로운 일자리와 도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동맹재단이 운영하는 주한미군 전역 장병 취업 플랫폼에 고용 기업으로 참여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에서 요구하는 반도체 투자 확대에 대해서도 조건이 맞는다면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노정 CEO는 이날 '인디애나 팹(FAB)' 기공식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신규 반도체 공장 관련 최종 후보지가 선정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희는 언제든지 열려 있지만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곽 CEO는 "미국 내 투자 측면에서 말씀드리자면, 지난 7월 일본 컨퍼런스에서 최태원 회장께서 한국 외 지역에서의 투자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며 "저희의 개발 테스트 환경을 고려할 수 있는 또 다른 입지를 원하고 있고 전력, 용수, 보조금 등 충분한 인프라 자원을 제공하는 지역이 있다면 저희는 어디든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 결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더 자세한 내용이나 다른 방향성에 대해 지금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다음번에 미국의 AI 산업에 더 많은 좋은 소식들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곽 CEO는 이어 솔리다임 기업공개(IPO) 관련 질문에 "여전히 모든 것은 회사 차원에서 검토 단계"라며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곽 CEO는 또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데 대해 "이러한 공급 부족 기간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저희는 침체의 명확한 시그널을 보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공급 부족 상황이 2030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AI 버블이 꺼지거나 또 다른 불황이 미래에 찾아올 수도 있다"면서도 "다운턴이 오더라도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기보다는 완만하게 감소하거나 정체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2030년 이후의 다운턴에 대해 우려하지 않으며,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 CEO는 "실제로 저희에게 고객과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라면 전 세계 어디든 검토하고 있다"며 "저희가 제시하는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오늘 행사와 같은 또 다른 기쁜 소식을 미국의 AI 산업 엔지니어들이나 다른 국가들에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FAB) 건설 공사 현장의 모습. 2026.08.27ⓒ 뉴스1 이훈철 워싱턴 특파원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