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국장 모스크바 극비방문은 '나토 공격 말라' 경고 목적"

WSJ 보도…"러시아가 나토 결속력 시험할 수 있다는 새 평가 따른 것"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2026.03.1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장용석 기자 = 최근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극비 러시아 방문 목적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공격하지 말라는 경고를 전달하는 것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이번 방문에 대해 브리핑받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전날(25일) 비공개로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러시아 방문은 CIA 국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향후 몇 년 내에 나토 동맹국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인 공격을 통해 나토의 결의를 시험하려 할 수 있다는 미국의 새로운 정보 평가에 따른 것이었다고 WSJ가 전했다.

러시아가 나토의 결속력을 시험하기 위해 제한적 도발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은 서방 정보기관을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지난 6월 네덜란드 국방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후 1년 이내 나토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개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CIA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고,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방문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참고하라고 밝혔다.

랫클리프 국장의 방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 글렌 벡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준정례적'(semi-routine)인 성격"이라며 "사람들이 실망하게 하고 싶진 않지만, 우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끝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랫클리프 국장이 나토에 대한 러시아의 의지를 시험하거나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 압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는 관측은 부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무언가가 나올 수는 있다"며 "우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솔직히 현시점에서는 양측(러·우) 모두 전쟁이 끝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랫클리프 국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나진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이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정보기관을 통한 (미국과의) 접촉 자체는 긍정적인 진전"이라면서도 이런 접촉이 위기 해결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고 했다.

CIA 국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2021년 11월 윌리엄 번스 당시 국장 이후 약 5년 만이다. 번스 당시 국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움직임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찾았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석 달 뒤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