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세입자" 美법원 연회장 판결에 트럼프 격분…대법원 상고(종합)

항소법원 "연회장 건설은 의회가 결정할 사안"
트럼프 "정치적·불법적 판결…미래 대통령·방문객 생명 위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8.0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 연회장 건설에 제동을 건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내비치며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밝혔다.

미국 연방 컬럼비아특별구 순회항소법원은 이날 재판부 2대 1의 의견으로 비영리단체인 미국 국가역사보존협회(NTHP)의 예비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지난 4월 연방지방법원의 판결을 유지했다. 다만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항소를 위해 판결의 효력을 14일간 유예했다.

재판부는 "대규모 연회장 건설 여부는 의회가 결정할 사안이지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의회는 특정 대통령의 바람에 맞춰 '국민의 집'인 백악관을 대대적으로 재설계하고 개조·재건할 수 있는 무제한적인 권한을 행정부에 넘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퍼트리샤 밀럿 판사와 브래들리 가르시아 판사는 "모든 대통령은 백악관과 대통령 관저의 소유주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머무는 세입자"고 말했다. 다만 지하 공사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공사는 계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바마와 바이든이 임명한 항소법원 판사 2명이 워싱턴 D.C.와 우리나라의 국가안보에 절실히 필요한 군사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명백한 재량권 남용이다. 우선 NTHP에는 백악관 공사를 중단시킬 자격이 없으므로 지방법원에도 관할권이 없었다"며 "형평성의 균형은 압도적으로 정부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방법원은 단 한 명의 지나가는 사람이 느낀 미관상 불쾌감을 연회장과 관련된 정부의 안보상 이익과 대통령의 관저이자 집무실에 공사 현장을 방치함으로써 발생하는 안보 위험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며 "이러한 형평성 판단상의 오류는 가처분 명령을 파기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방법원은 백악관 공사에 대한 감독권을 장악했고, 동료 판사들은 이러한 사법권 남용을 인정했다"며 "이번 금지명령은 연방법원의 정당한 권한 범위를 벗어난 만큼 공사를 계속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효력이 유예돼 당분간 발효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즉시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계획한 무도회장 건설을 위해 부분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2025.10.20. ⓒ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백악관 이스트윙을 철거하면서 약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8000㎡ 규모의 연회장 건설에 나섰다.

그러나 의회의 승인 없이 철거를 시작하고 아마존·구글·팔란티어 등 정부와 대규모 계약을 맺은 기업들의 기부금으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점 등에서 과정과 절차를 두고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NTHP는 지난해 12월 대통령은 물론 어떤 연방 기관도 의회의 승인 없이 역사적 건물을 철거하거나 새로 대규모 시설을 건립할 권한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국립공원관리청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4월 NTHP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워싱턴 D.C.의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사고가 발생하면서 백악관 내 연회장의 필요성이 부각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국가 안보를 위해서 연회장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 사업에는 방공호와 최첨단 병원·의료시설, 방호용 차단 구조물, 극비 군사시설·구조물·장비, 미사일 공격을 견디는 방호용 강재와 기둥·지붕·들보, 드론 공격 방호용 천장과 지붕, 군용 환기설비, 총탄·탄도탄·폭발 방호 유리 등이 포함된다"며 "하나의 거대하고 값비싸며 매우 복잡한 체계로 연결돼 있으며, 미국의 국가안보와 군사작전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체 복합시설이 미국은 물론 앞으로 취임할 모든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건설되고 있기 때문에 군과 비밀경호국은 이번 끔찍하고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불법적인 판결을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번 판결은 앞으로 취임할 모든 미국 대통령과 그 가족을 비롯해 현재와 미래에 백악관에서 근무할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며 "외국 정상과 고위 인사 등 백악관 방문객은 물론, 역사적이고 아름다운 대통령 관저를 방문하려는 모든 미국인의 생명까지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