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국인투자 21조달러" 주장…NYT "순투자 오히려 감소"
지난해 신규 FDI 반등했지만 순투자는 뒷걸음…"관세 효과 단정 어려워"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관세 정책으로 외국인의 대미 투자 규모가 21조달러(약 3경1800조원)까지 늘어났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지난해 대미 순투자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 투자 붐을 약속했지만 이를 실현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 경제분석국(BEA)은 지난해 대미 신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2024년 1550억달러에서 지난해 2320억달러로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3년 연속 이어졌던 감소세가 반등한 것이다.
다만 이 수치는 외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와 신규 법인 설립, 기존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금만 반영된 것이다. NYT는 "투자 철회와 계열사 간 대출, 기타 금융 흐름까지 반영하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지난해 대미 순투자는 소폭 감소했고 최근 10년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국제 자본은 미국에서 기업을 인수하거나 신규 법인을 설립하기보다, 미국 내 계열사가 벌어들인 수익을 현지에 재투자하는 방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NYT는 외국인 대미 투자를 좌우하는 요인의 상당수는 정부 정책보다 거시경제 여건과 기술 발전에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5000억달러에 달했다"고도 전했다.
아드난 마자리이 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NYT에 "투자 증가는 여러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이를 관세 정책의 결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해외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투자 규모와 관련해 잇달아 대담한 주장을 내놨다"며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외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결국 미국에 공장을 지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에는 대미 투자 규모가 17조달러, 12월에는 18조달러, 이후에는 21조달러까지 늘어났다고 주장했다"며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이자 백악관이 공개한 수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관세를 인하하는 조건으로 유럽연합(EU)과 한국, 일본, 대만 등 주요 교역국으로부터 대미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 가운데 2000억달러를 향후 10년에 걸쳐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올해 2월에는 오하이오주 최대 천연가스 발전시설 건설과 멕시코만 심해 원유 수출시설 조성 등을 포함한 360억달러 규모의 1차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3월에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을 담은 2차 투자 계획도 공개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EU와 아시아, 페르시아만 국가들로부터 향후 최대 10년에 걸쳐 약 5조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면서도 이들 계획은 아직 '트럼프 달래기용' 성격이 강하며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EU의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원래 발표하려던 계획을 다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고,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는 "아직 실제 자금이 투입된 사업은 없다"고 전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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