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쟁 패했다…핵합의 미루고 미사일·대리세력 그대로"
美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 "이란 신정은 막대한 자산 얻어"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샬롬 립너 스코크로프트 중동 안보 이니셔티브 비상주 선임 연구원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대해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서 패배했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에서 외교 정책 분야를 담당했던 립너 연구원은 이날 기고문을 통해 "양해각서(MOU)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이스라엘의 최악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 복원 외에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약속에 대한 대가로 실질적인 양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대(對)이란 군사 작전의 "명분이었던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MOU는 수사적인 약속으로만 그쳤다"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라는 실질적인 방안은 미뤄둔 채 가장 중요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합의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MOU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보유고나 테러 단체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아, 이란 최고지도자의 표현대로 '암적인 존재'인 이스라엘이 이러한 추가적인 위협에도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대신 "이란의 신정 체제는 이번 MOU 체결로 정당성을 되찾고 막대한 자산을 확보하게 됐다"며 "이 자산을 공격 및 방어 능력 강화에 투자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스라엘 못지않게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가장 중요한 동맹국과의 관계"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MOU 초안 공유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욕설을 퍼부으며 네타냐후 총리의 판단력을 문제 삼고, 이란 협상단을 '매우 합리적인 사람들'이라거나 '협상하기 좋은 사람들'이라고 묘사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뿐 아니라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의 자율성을 제한해 왔으며, 레바논의 경우 '시리아가 헤즈볼라를 처리하도록 내버려두라'고 제안했다"며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이날 전쟁을 끝내기 위한 MOU에 서명했다. MOU는 즉시 발효됐으며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 군사 작전 종료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 종료 △호르무즈 해협 60일간 무상 자유항행 △3000억 달러 규모 이란 재건 기금 △이란 핵물질 희석 등이 적시됐다. 60일간 핵 관련 최종 합의(final deal)를 도출하고 구속력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 승인하기로 합의했다.
정작 MOU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전쟁의 명분으로 삼았던 이란의 대리 세력 지원 중단과 탄도미사일 제한은 포함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60일간의 후속 협상에서 논의할 의제로도 거론되지 않았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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