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헬기추락 보복 공습에 이란 재보복 경고…중동 긴장 재고조

미군, 이란 남부 방공·레이더 타격…"자위권 차원이자 경고성"
이란 외무 "가만히 있지 않아"…IRGC "역내 美목표물 공격"

호르무즈 해협 인근 아라비아해 해상에서 작전을 수행 중인 MH-60R 시호크 헬기.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1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게재했다.(재판매 및 DB금지) 2026.05.15. ⓒ 뉴스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장용석 김지완 기자 =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군 헬기가 추락한 데 대응해 이란 남부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이란이 이에 재보복을 예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일대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일단 이번 공습을 "경고성 대응"이자 "비례적 조치"라고 규정하며 그간 중재국을 통해 진행해 온 이란과의 평화 협상 여지를 남겨두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란 측은 "어떤 공격이나 위협에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미 동부시간 9일 오후 5시(한국시간 10일 오전 6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란을 상대로 한 "자위권 차원의 타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이번 작전이 전날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미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가 격추된 데 따른 조치라며 "정당화될 수 없는 이란의 공격에 따른 비례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군은 아파치 헬기가 이란의 드론과 충돌해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들(이란)이 헬기를 격추해 우리가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대응은 매우 강하고, 강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CNN은 미 당국자를 인용, 이번 공습이 "확전보다 이란을 향한 경고 메시지 성격"이라며 "미국은 이번 공격이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차질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CNN·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미군의 이번 타격 대상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배치한 방공·레이더 체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의 공습 개시 발표 뒤 이란 남부에선 폭발음이 잇달아 들려오고 방공망이 가동됐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자료사진> 2025.09.09. ⓒ 로이터=뉴스1

이란 국영 IRIB TV는 10일(현지시간) 새벽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와 케슘섬, 시리크섬, 자스크 등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도 시리크와 케슘섬, 남부 도시 미나브에서 6차례 폭발음이 들렸으며 해당 지역이 미군 전투기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메흐르통신은 반다르아바스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맞닿은 미나브주 해안지대에서도 폭발음이 들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의 이번 공습에 이란 측은 즉각 반발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미국이 전장에서의 패배에도 우리 결의를 시험하기로 했다"며 "우리의 강한 군대가 어떤 공격이나 위협에 답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페르시아만의 역사엔 외세가 침입했을 때 비참한 운명을 맞았다는 기록이 많이 있다"며 역내 미군을 겨냥해 "안전을 원한다면 우리 지역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미군 공습 뒤 텔레그램을 통해 "역내 미국 목표물을 향한 미사일·드론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표적과 피해 규모, 미국 측의 요격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합의 임박" 발언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및 이란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미·이란 간 협상은 아직 가시적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측은 헬기 추락 관련 군사적 대응을 '제한적·비례적 조치'로 규정해 협상판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란 측이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이번 충돌이 통제 가능한 수준에 머물지, 추가 확전으로 번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