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연은총재 "AI 생산성 환상에 고유가 겹치면 악성 인플레"

워시 신임 연준의장의 'AI 생산성 따른 디스인플레' 반박
"미래 생산성 기대 클수록 과열 막기 위해 금리 더 올려야"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이 가져올 생산성 향상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와 만나 물가를 자극해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가 경고했다.

28일 시카고 연은 웹사이트에 게재된 연설문에 따르면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이날 도쿄에서 일본은행(BOJ)·금융경제연구소(IMES)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래 생산성에 대한 환상(hype)이 클수록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더 높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가 폭등이나 공급망 교란 같은 단기적 공급 충격을 마주하면 문제는 훨씬 더 악화된다"고 경고했다.

이번 발언은 지난 22일 취임한 케빈 워시 신임 연준의장의 기조를 정면에서 반박한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워시 의장은 AI가 물가를 낮추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으로 작용해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

1990년대에는 컴퓨터가 본격 보급되면서 예상치 못한 생산성 향상이 이뤄졌고, 당시 미국 경제는 물가 상승 없이 초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굴스비 총재는 지금의 AI 붐은 90년대와 결정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굴스비 총재는 "사람들이 미래의 생산성 향상을 미리 예상하면,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로 인해 실제 생산성 붐이 도래하기도 전에 선제적인 지출(선행 소비 및 투자)을 늘리게 된다"며 "이는 결국 경기 과열과 물가 상승을 유발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술 거품 효과는 국경을 넘어 다른 국가의 통화정책에도 연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특히 굴스비 총재는 이란 전쟁 등으로 촉발된 최근의 고유가 상황이 이러한 인플레이션 위험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직면한 단기적인 공급 쇼크(유가 급등, 공급망 교란 등)는 경제 성장을 제약하고 잠재력을 갉아먹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래 생산성 기대감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 문제를 훨씬 더 극단적인 수준으로 악화시킨다"고 강조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이 없는 굴스비 총재는 전날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의 서비스 인플레이션 고착화와 중동 에너지 인프라 파괴에 따른 고유가 장기화를 우려하며 "인플레이션이 악화될 경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