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입 꺼리는 시진핑…"트럼프, 中협조 받아낼 카드 제한적"

로이터 "이란 돕는 中은행 제재시 미중 경제전쟁 재개 우려"
中도 속내 복잡…"협상카드 될 수 있지만 지나친 개입 꺼릴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5.10.3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조를 받아내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 이란 전쟁에서 중국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이번 회담 계획에 대해 브리핑받은 두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진들이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을 이란 지도부 설득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주체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움직일 카드 제한적인 美…"中 은행 제재 시 이란戰 이상의 경제 충격"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그러나 미국이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카드는 매우 제한적이다. 미국은 이란이 제재를 회피하는 데 연루된 특정 중국 기관들에 대해 금융 제재를 부과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제재 전문가 브렛 에릭슨은 미국 정부가 이란과의 무역을 중개하는 중국 은행 등 "실제로 영향력 있는 중국 은행들에 대해 아무것도 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무부의 중국 은행 제재 옵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중국 은행들을 겨냥하지 않고서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집행하는 것이 분명 불가능하다"면서도 미국 당국자들에게 주요 중국 금융 기관을 겨냥하라는 지시는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이 중국 은행 제재를 주저하는 이유는 중국의 보복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에드워드 피쉬먼 지경학센터장은 미국이 중소형 중국 은행만 제재해도 양측이 경제 전쟁으로 돌아가는 보복전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의 제재 정책·이행 담당 국장을 지냈던 짐 멀리낙스도 중국 은행 제재가 이란 전쟁보다 세계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자국 은행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인 핵심광물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 전쟁 국면에서 희토류 수출 규제에 나섰으나 미국의 관세 인하에 맞춰 이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中, 이란 속내 복잡…"협상카드 될 수 있지만 지나친 개입 꺼릴 듯"
지난해 9월 2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5.09.02 ⓒ 로이터=뉴스1

이 가운데 이란 문제를 바라보는 중국도 사정은 복잡하다. 중국은 원유의 약 절반과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3분의 1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을 바라고 있다. 미 국무부는 그 누구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징수할 권리를 갖지 않는다는 점에 미국과 중국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란은 미국 견제를 도울 몇 안 되는 중동 내 우방국이다. 또한 이번 전쟁을 통해 미국의 관심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멀어진 것도 중국에 유리한 요소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헨리에타 레빈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이 "치솟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정상회담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무역 전쟁에서 후퇴를 거듭했고, 이란 전쟁 중에 중국 주변에서 미국의 주요 군사 장비가 빠져나갔다는 인식 때문이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지렛대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첨단 기술 수출 통제와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의 양보를 얻어내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중동에 대한 개입을 꺼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부장관은 경제적 고려를 떠나 중국은 미국을 지켜보며 중동 문제에 지나치게 깊이 개입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고, 이란에 압력을 가하라는 요청에 저항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중국을 깊이 끌어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도 다른 국가들처럼 정치적 늪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