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답변 전면 거부"…핵문제 이견에 종전협상 빨간불
이란 "해상봉쇄 해제·석유 판매 우선" vs 美 "우라늄 폐기 사전확약"
네타냐후-트럼프 공조…"핵물질 보유는 이스라엘의 실존적 위협"
-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종전안에 대한 이란의 답변을 두고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TOTALLY UNACCEPTABLE)"고 밝혔다. 앞서 이란 국영방송 IRIB는 이란의 역제안이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반응은 핵 문제를 둘러싼 양측 간 입장 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의 최신 제안에 대해 수 페이지 분량의 공식 답변을 전달하며 자국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지만, 양측 간 간극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답변은 핵 프로그램과 고농축 우라늄(HEU) 비축량 처리에 대한 사전 확약을 요구한 미국의 핵심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다. 대신 이란은 미국이 자국 선박과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할 경우 전투를 종료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상업 선박에 점진적으로 개방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핵 문제는 이후 30일간 별도 협상을 통해 논의하자는 입장도 제시했다.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일부를 희석하고 나머지는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란은 우라늄 농축 중단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이 제시한 20년 중단안보다 짧은 기간을 조건으로 내걸었으며 핵 시설 해체 요구는 거부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앞서 WSJ은 지난 6일엔 사설에서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20년 중단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의 핵시설 해체 △지하 핵 활동 금지 △모든 농축 핵물질 반납 △핵무기 개발 포기 약속 △이란 내 핵 사찰 허용 및 위반시 제재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핵 물질 관련 WSJ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소식통은 이란 제안서가 △즉각적인 전쟁 종식 △이란에 대한 재공격 방지 보장 △기타 쟁점의 정치적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이 특정 의무를 이행할 경우 △대이란 제재 해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관리 필요성 등이 제안서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기 합의(양해각서) 체결 직후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즉각 종료해야 한다는 점도 핵심 요구 사항으로 제시됐다.
이란은 아울러 30일 협상 기간 동안 자국 석유 판매에 대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를 철폐할 것을 요구했으며, 초기 합의와 동시에 해외 동결 자산을 해제하는 방안도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이란은 협상 자체에는 열려 있지만, 문제 해결의 순서를 단계적으로 진행하자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여전히 협상에서 자신들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휴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보다 자국에 더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핵 관련 요구는 이스라엘과의 긴밀한 조율 속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CNN은 이란이 답변을 제출한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이스라엘 당국자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방송된 미국 CBS 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선 "이란과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하며,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핵 물질을 이란이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주요 우려로 지적했다. 그는 '테헤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폐기'의 중요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도 의견을 같이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레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우라늄 비축분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합의 도출은 더 쉬워질 것"이라며 "미국은 이미 탄도미사일 문제를 협상 의제에서 제외했고, 정권 교체를 추진할 경로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가운데 미국의 전략은 '승리 선언'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전쟁 목표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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