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이용국에 해협 책임지게 하면 어떨까"

"이란 잔재 끝장 낸다면…동맹국 빠르게 움직일 것"
'호르무즈 방어 않겠다' 시사…"이용국이 책임져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17. ⓒ 로이터=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방어 부담을 동맹국에 떠넘기는 구상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해협을 지칭하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비틀며 동맹국의 '무임승차'를 비꼬는 메시지도 함께 담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테러 국가의 잔재를 우리가 '끝장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는 "우리는 아니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나라들, 그들이 소위 '스트레이트'(Straight)를 책임지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면 반응하지 않는 우리의 동맹국들이 빠르게 움직이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글에서 '해협'(Strait)'을 의미하는 표현 대신 '스트레이트(Straight)'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호위 작전에 동참해달라는 요청에 미온적인 동맹국들을 비꼰 표현으로 읽힌다.

스트레이트는 '곧은 길' 또는 '막힘없이 지나가는 경로'를 의미하는데, 해당 해역을 이용하는 국가들이 별다른 책임 없이 안전하게 통과하려 하면서 미국에 안보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을 담으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글을 게시한 뒤 1시간쯤 후에 이를 '해협'(Strait)으로 수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많은 영향을 받는 많은 국가가 전함을 보내야 한다"면서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동맹국은 물론 적대적 관계인 중국 등 5개국을 콕 집어 언급한 바 있다.

이튿날 기자들과의 문답에서는 7개국을 언급했는데, 구체적인 국가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들 5개국에서 독일, 호주, 캐나다 등을 포함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같은 요청에 대부분 국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 트럼프는 16일 주한미군을 비롯해 일본, 독일에 주둔군인 미군 숫자까지 언급하며 동맹국을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이튿날인 17일에는 "미국은 대부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으로부터 중동에서의 이란 테러 정권에 대한 군사작전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았다"라면서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또 "일본, 호주, 한국 역시 마찬가지"라며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까지 언급한 뒤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라고 했다.

악시오스는 미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한 다국적 연합 구성에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요르단과 걸프국이 연합에 참여하길 바라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에도 접근한 상태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발언은 이란에 대해서는 공격을 지속하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 위협에는 미국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오는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 문제와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며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