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판매하는 美 F-35, 이스라엘 보유기보다 성능 낮을 듯

중동 내 이스라엘의 '질적 군사 우위' 보장하는 게 美 원칙
이스라엘 F-35는 무기운용 등 높은 성능 갖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나란히 앉아 회담하고 있다. 2025.11.18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최첨단 5세대 F-35 스텔스 전투기 판매를 승인했지만,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질적 군사 우위'를 보장하는 정책에 따라 이스라엘 공군의 F-35보다 낮은 사양이 될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날 미 정부 관계자들은 사우디에 판매될 F-35가 이스라엘 F-35에 탑재된 첨단무기 시스템과 전자전장비 등을 뛰어넘는 성능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F-35A를 자체 개량한 F-35 아디르를 운용하고 있다. 이 모델은 이스라엘제 무기 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고, 레이더 재밍(교란) 등 미국 승인 없이 기타 업그레이드를 추가할 수 있는 폭넓은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

반면 사우디는 이러한 사양의 모델을 허가받기 어렵다. 또 미국은 소프트웨어 패키지 권한을 통해 사우디의 F-35를 이스라엘의 F-35보다 기술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또 더글러스 버키 미첼 항공우주연구소 전무이사에 따르면 사우디가 F-35를 획득하더라도, 미국의 차세대 공대공 미사일 AIM-260 JATM은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성능 차이 외에도 이스라엘은 사우디의 F-35 전력보다 수적 우위를 유지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현재 F-35 2개 비행단(약 45대)을 운용하고 있으며, F-35를 추가 구매해 3개 비행단(75대) 수준으로 운용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우디의 F-35는 2개 비행단으로 제한되며, 수년에 걸쳐 천천히 인도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당국자들은 F-35 판매 전 미국 의회에서 질적 군사 우위(QME)가 검토돼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미국은 중동 내 모든 아랍 국가보다 이스라엘이 기술적으로 앞선 무기를 보유하도록 보장하는 법인 QME 원칙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 미국 의회의 강력한 이스라엘 지지 성향을 고려했을 때 사우디의 F-35 판매 승인이 방해받을 가능성이 있다.

F-35 전투기 ⓒ AFP=뉴스1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 F-35 48대의 사우디 판매 계획을 공식화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사우디는 이스라엘에 이어 중동 내 두 번째 F-35 보유국이 된다.

이스라엘은 중동의 군사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6일 "중동의 다른 국가들이 스텔스 전투기를 확보하게 되면 이스라엘의 지역 내 공중 우위가 손상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이란 견제를 위해 사우디와 협력하려면 F-35 판매를 용인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사우디의 F-35 보유에 동의하는 대신, 사우디가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의 관계 정상화) 참여 전제로 내세우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요구를 내려놓길 바라고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