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디·UAE에 엔비디아 블랙웰 AI칩 7만개 판매 승인

빈살만 방미 선물…UAE G42·사우디 휴메인에 각 3만5000개씩
UAE '스타게이트' 사업에 한국도 참여…AI 동맹 경쟁 가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2025.11.18.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최대 7만 개의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판매를 승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19일(현지시간) 이 같은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번 승인은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미에 맞춰 발표됐다. 미국의 첨단 기술 생태계에 중동 국가들을 깊숙이 편입시키려는 조처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는 UAE 국영 AI 기업인 G42와 사우디 국부펀드가 지원하는 휴메인이 각각 3만5000대에 달하는 엔비디아 GB300 서버를 받게 된다. 이 서버에는 엔비디아 최신 칩 B300이 들어간다.

이번 결정은 중동 국가들의 AI 기술 확보에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그동안 안보상의 이유로 중동 국영기업에 대한 첨단 기술 수출에 신중한 입장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 수출을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하면서 정책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안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미국 정부는 이번 판매 승인에 엄격한 보안 및 보고를 조건으로 달았다. 또 기술이 중국 화웨이 등 경쟁사에 유출되지 않도록 사이버 보안 조항까지 포함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또한 중동의 AI 인프라 구축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은 UAE가 추진하는 세계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합의했다.

초기 투자 규모만 30조 원에 이르는 이 사업에서 한국 기업들은 에너지 인프라와 배터리, AI 솔루션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국가들은 풍부한 오일머니와 값싼 에너지를 바탕으로 AI 시대에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사우디 휴메인은 일론 머스크의 xAI와 손잡고 500메가와트(MW) 규모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 UAE의 G42는 미국 오라클, 시스코와 협력해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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