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나는 빈살만…"방위협정·AI·원자력 등 대형 거래 추진"

7년 만에 방미…트럼프, 회담 앞두고 "F-35 판매 승인" 선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중동 순방 중 리야드에 도착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환대를 받고 있다. 2025.05.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을 찾은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방위 협정을 포함해 경제·안보 관련 광범위한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17일 빈 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미국과 수십년간 이어진 석유·안보 협력을 심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와 민간 원자력 협력 확대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는 지역 불안정 속에서 미국의 방위 공약 명문화를 원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지난 9월 이스라엘이 카타르 도하를 공격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카타르와 방위 협정을 체결했듯 사우디도 이와 유사한 협정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양당 정부에서 중동 협상가로 활동했던 데니스 로스는 "다양한 지원 제공, 무기 교체, 사드(THAAD)나 패트리엇 같은 방어용 미사일 체계 배치, 해군 병력 전개 등 단순한 방어에 그치지 않고 공격 작전에 적극 참여하는 것까지 지원 범위가 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의 백악관 방문 직전 사우디가 원해온 F-35 스텔스 전투기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중동에서 F-35를 보유한 국가는 이스라엘뿐이어서 이는 중동의 군사 균형도 흔들 수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질적 군사 우위(QME)' 보장 원칙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

다만 미국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고,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보장'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사우디가 원하는 수준의 방위 조약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외에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원자력 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간 핵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금지한다는 미국의 입장 때문에 양국간 원자력 협정은 진전이 없었다.

또 지난 6월 미국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협정을 통해 반도체 칩 접근권을 얻은 아랍에미리트(UAE)와 경쟁하기 위해 미국의 AI 인프라 투자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사우디 방문 당시 방위산업과 AI 분야를 포함해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를 약속받았는데 이번 회담에서 실현 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빈 살만 왕세자의 미국 방문은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이후 7년 만이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