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러 제재 다음 단계 준비돼"…美재무 "유럽도 따라오라"
2단계 제재 준비됐냐는 질문에 트럼프 "그렇다, 준비됐다"
베선트 "우크라군이 오래 버티느냐, 러시아 경제가 오래 버티느냐 싸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다음 단계 제재가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러시아에 대한 2단계(phase two) 제재에 착수할 준비가 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준비됐다"고 짧게 답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에 나설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부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여러 차례 경고하면서도 평화 협상을 명분으로 실행을 보류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평화 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러시아의 공습이 계속되자 마침내 칼을 빼 들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국인 인도에 50%의 고율 관세를 매긴 점을 언급하며 "러시아는 이로 인해 수천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며 "그걸 아무런 조치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 나는 아직 2단계, 3단계도 하지 않았다"고 경고했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같은 날 NBC방송에서 유럽 동맹국들과 협력해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3국을 겨냥하는 2차 제재를 단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지금은 우크라이나군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와 러시아 경제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의 경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경제에 결정타를 날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유럽 파트너들이 우리를 따라와야 한다"고 서방의 단합을 주문했다. 미국의 독자 제재만으로는 러시아 경제에 치명타를 입히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깔린 발언이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과 EU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는 국가들에 대해 더 많은 제재와 2차 관세를 부과한다면 러시아 경제는 완전히 붕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5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통화하며 대러시아 추가 압박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러시아는 7일 새벽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드론 810대와 미사일 13기를 동원해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수도 키이우의 정부 청사 건물이 화염에 휩싸이고 민간인 최소 4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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