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착각하지 마"…북·중·러 결속, 美 일방주의가 연료 댔다
CNN "트럼프 복귀 후 동방으로 세계 권력 이동 가속화"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북한·중국·러시아 등 반미 최전선 정상들의 결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가 '미국의 적대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CNN방송이 3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 열병식에서 나란히 톈안먼(천안문) 망루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시 주석을 향해 "미국을 상대로 음모를 꾸미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해 달라"고 비꼬았다. 앞서서는 북중러 주도의 반미 전선 형성에 관해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의 이번 열병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총비서와의 다음 북미 정상회담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졌다. 북한 핵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도 제자리 걸음이다.
CNN방송은 "중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광경(열병식)이 펼쳐지는데 정작 그는 화가 났다"며 자신의 매력적인 '거래의 기술'과 친분으로 진짜 글로벌 하드 맨(거친 자)들을 다룰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무의미함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중국에 반서방 세력이 대거 모인 건 단순한 관심 끌기가 아니라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관세 강압, 약소국 괴롭히기 등 트럼프의 집권 2기 정책이 역효과를 낳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인도, 튀르키예, 베트남, 이집트 등 기존에 미국 쪽으로 기울던 국가 지도자들은 열병식에 앞서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도 함께 했다. 트럼프와 관세로 다툰 뒤 푸틴, 시진핑과 밀착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대표적이다.
CNN방송은 "트럼프가 복귀 후 첫 8개월간 내린 선택들이 동방으로 세계 권력 이동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북중러를 하나로 묶고 호주, 일본과 함께 미국의 대중 견제용 안보 협의체 '쿼드'에 함께하던 인도를 밀어내 버렸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트럼프의 분노를 피하기 위한 해외 정상들의 아첨이, 세계가 그를 어떻게 보는지 트럼프에게 잘못된 인상을 심어주고 있을지 모른다"며 "이번주 중국에 모인 많은 사람들 입에 미국이 오르내렸을 가능성이 크지만 트럼프가 생각하는 방식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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