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왕국’ 토이저러스 사라진 이유는?
디지털 혁신에 뒤처져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 박형기 기자, 민선희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민선희 기자 = 미국 장난감 유통업체 토이저러스가 미국 내 매장을 모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파산한 토이저러스는 새로운 구매자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채권자와의 부채 재조정 협상에도 실패했다.
15일(현지시간) 토이저러스는 성명을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영국 매장을 모두 철수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미국 매장 역시 전면 폐쇄가 결정됐다.
토이저러스는 미국에서 88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용된 인원은 3만3000명 정도다.
전문가들은 아마존과 맺은 '악마의 계약'이 70년 역사의 '장난감 왕국'을 몰락시켰다고 지적한다.
토이저러스는 1948년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아기침대와 유모차 등 유아용품을 파는 작은 상점으로 출발해 전 세계 약 1600개 매장에서 6만4000명을 고용한 장난감 왕국으로 성장했다. 1980~90년대에 특히 인기를 누리며 수많은 '토이저러스 키드'를 키웠다.
막대한 부채가 토이저러스를 무너뜨린 직격탄이 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빚을 감당 못 해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막대한 빚 부담은 토이저러스의 디지털 혁신에 제동을 걸었다. 그 사이 아마존을 비롯한 전자상거래업체와 월마트, 타깃 등 기존 소매업체들의 공세는 점점 더 거세졌다. 더욱이 모바일·동영상 기기가 장난감을 대신하게 되면서 토이저러스처럼 장난감만 파는 유통업체는 더욱 고전하게 됐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토이저러스가 닷컴버블 시대에 아마존과 맺은 계약으로 이미 완패를 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토이저러스의 위기가 이때 시작됐다고 본다.
토이저러스는 2000년 아마존에 10년간 온라인 판매 독점권을 주는 계약을 맺었다. 온라인의 위력은 알았지만 기반을 닦지 못해 지름길을 택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마존과 손을 잡은 뒤 쇼핑 대목인 크리스마스 시즌 매출이 급증했다.
그러나 둘의 제휴는 오래 가지 않았다. 아마존이 곧 다른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토이저러스의 경쟁자로 부상한 것이다. 토이저러스는 소송을 통해 아마존과 맺은 계약을 파기하고 2006년에야 자체 온라인 사이트를 열었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시간을 한참 낭비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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