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반환 홍콩서 첫 행정장관 지낸 퉁치화 별세…향년 89세

1997~2005년 재임

2019년 9월 퉁치화 전 홍콩 행정장관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표창을 받기 위해 걸어나오고 있다. 그는 8일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2019.9.29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홍콩에서 첫 행정장관을 지낸 퉁치화(董建華)가 8일 병환으로 별세했다고 명보 등 현지 언론이 9일 보도했다. 향년 89세.

퉁치화 사무실 관계자는 "강직하고 아첨하지 않았던 퉁치화는 나라와 가정을 위해 온 힘을 다했다"며 "그의 고결한 정신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1937년생인 퉁치화는 해운업 거물이던 퉁차오융의 장남으로 상하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홍콩으로 이주해 1990년대 초 정계에 발을 들인 후 당시 영국이 통치하던 홍콩 정부의 행정국 의원으로 임명된 데 이어 중국 정협 위원을 맡았다.

1996년 말 홍콩 행정장관으로 당선돼 1997년 7월의 홍콩 반환과 함께 첫 행정장관이 됐다. 2002년 연임에 성공한 그는 2005년 건강상 이유를 내세워 사임할 때까지 8년간 홍콩 정부를 이끌었다.

그는 취임 직후 매년 8만5000채의 주택 건설 계획을 제시했으나 이듬해 아시아 금융위기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부동산 정책 실패 비판을 받았다.

2기 임기 때엔 국가안전법 제정을 추진했고, 이듬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까지 발생하며 여론이 크게 악화했다. 이로 인해 약 50만 명이 거리로 나와 퉁치화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004년 베이징을 방문해 후진타오 당시 국가주석으로부터 "부족한 점을 찾으라"는 우회적 비판을 들었다. 이를 두고 중국 정부가 물러날 것을 권고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어 2005년 '다리 통증'을 이유로 사임했다. 이후에도 싱크탱크를 설립하는 등 홍콩 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이어갔다.

지난 2021년 입원해 수술받은 그는 건강이 크게 악화하며 공개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렁춘잉 전 행정장관은 "그는 국가의 높은 신임을 받고 '일국 양제', '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와 같은 고도의 자치를 실현했다"며 "그는 우리에게 본보기가 되는 인물"이라고 애도했다.

ejjung@news1.kr